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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4화 연애 중?

정욱은 재빨리 젓가락을 내려놓고 두 손으로 휴대전화 액정을 가리며 헛웃음을 지었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성 대표님.”

‘만약 대표님께서 보게 된다면, 난 오늘 하루를 지옥에서 보내게 될 거야. 그래, 모르는 게 약이야.’

성연신은 코웃음을 한 번 치고는 대수롭지 않게 물었다.

“연애 중?”

“아니, 아닙니다. 그저 인스타그램에 새로 올라온 피드를 훑고 있었을 뿐입니다.”

정욱이 진심 어린 표정으로 해명하자, 성연신도 더 이상 짓궂게 굴지 않고 뚜벅뚜벅 사무실로 걸어갔다.

정욱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계속 밥을 먹으며 인스타그램을 보았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심지안과 고청민의 결혼식 답례품을 받은 사람들이 많아졌고, 결혼식 하객뿐만 아니라, 주요 협력업체에도 결혼 축하 선물 세트를 보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선물 세트의 겉에 새겨진 정교한 무늬만 보더라도 우아한 예술품 같아 보였는데, 한두 푼 하는 답례품이 아니었다.

‘어쩐지 많은 분이 인스타그램에 자랑삼아 올리더라니...’

정욱은 마지막 한 숟가락의 밥과 볶음 달걀을 입에 넣고, 일을 시작할 준비를 했다. 하지만 한입에 너무 많이 털어 넣다 보니 채 삼키지 못하고 목이 멨다. 정욱은 빈 물컵을 들고 급히 일어나 물을 받으러 정수기 쪽으로 걸어갔다.

“정욱, 지난주 주헌 그룹과 체결한 계약서를 가져다줘.”

성연신은 사무실 책상 앞에 앉아 금색 테 안경을 쓰고, 손가락 사이에 담배를 끼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한 손으로는 마우스를 조작하며 느긋하고 여유로워 보였다.

3초가 지나도 밖에서 인기척이 들리지 않자, 성연신은 시선을 돌려 문가에 있는 정욱의 자리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정욱은 자리를 비웠고 그곳은 텅 비어 있었다.

성연신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직접 찾으러 가려고 했다.

정욱의 핸드폰은 잠금이 해제된 채로 책상 위에 놓여 있었다. 성연신은 자연스레 정욱이 보고 있던 내용을 알게 되었다.

“성 대표님!”

다시 자리로 돌아왔을 때, 책상 옆에 성연신이 서 있는 것을 본 정욱은 심장이 벌렁거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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