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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1화 아빠와 이모의 재결합

“이제 다시 얘기해요, 저 엄청 바쁜 사람이거든요.”

심지안은 성우주의 작은 손을 꼭 잡고 상영관 밖으로 나갔다.

“계단 조심해, 넘어지면 아프니까.”

“네, 이모도 조심해요.”

영화관을 나오자, 마침 퇴근 시간과 겹쳐서 차량 정체가 심각했다.

심지안은 긴장을 숨기지 못하고 애꿎은 손톱을 만지작거렸다. 이제 우주에게 확실히 말할 때가 된 것 같았다.

“우주야, 이모 어때? 이모 좋아?”

성우주는 잠깐 어리둥절해졌다가, 얼굴에 약간의 홍조를 띠며 단호하게 머리를 끄덕였다.

“좋아요. 우주는 이모가 좋아요.”

아빠와 할아버지를 제외하고 성우주가 가장 따르는 사람은 심지안이었다.

심지안은 우주의 대답을 듣고 나서 마음이 놓였다.

“혹시 임시연 씨가 너의 엄마였을 때가 그립진 않아?”

심지안은 5년 동안 만나지 못했던 아이가 이렇게 빨리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는 자신이 없었다. 결국, 성우주의 기억 속엔 태어나서 지금까지 그의 엄마는 임시연 한 명뿐이었고, 현재 두 사람의 사이가 나빠졌다고 해도 아이에게 있어서 엄마의 지위는 함부로 대체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전혀요.”

성우주는 숨기지 않고 말했다.

“저는 그 여자가 싫어요!”

임시연은 성우주를 조금도 사랑해 주지 않았다. 게다가 무정하게 성우주를 버렸었다. 그래서 성우주도 임시연을 따르지 않았다. 게다가 그녀는 이제 다른 사람의 엄마가 됐으니까...

심지안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나서 조심스럽게 성우주에게 말했다.

“그러면 이제부터... 내가 우주의 엄마가 되어줄까?”

심지안은 평생 낼 수 있는 용기를 다 쓴 것 같았다. 어쩌면 다섯 살짜리 아이에게 친자 확인서를 보여주며 설득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것 같았다. 심지어 무슨 뜻인지조차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심지안은 먼저 우주에게 결과를 알려주고 나서 천천히 사실을 이해시키고 싶었다. 성우주는 마시던 콜라를 손에 들고 넋을 잃은 채 한참 동안 성연신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아빠, 이모랑 재결합하는 거예요?”

“어...”

성연신과 심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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