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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7화 공주의 위신

변혜영의 곁에 있던 이유비가 그녀의 귓가에 대고 작은 소리로 말하자, 듣고 있던 변혜영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난 그저 붉은 빛이 도는 비취를 보고 싶을 뿐이야, 심지안을 보러 온 게 아니라고!”

“하지만 심지안이 아버님의 사랑을 빼앗아 갈까 두렵지 않으세요? 요즘 왕자님도 임시연 씨의 주변만 맴돌고 계시잖아요. 어제 공주님께서 목이 아팠을 때도 전혀 신경 쓰지 않았었죠...”

이유비가 일부러 리액션을 크게 하며 말을 덧붙였다.

“제가 쓸데없는 말을 한다고 탓하지 마세요. 솔직히 말해서 임시연 씨의 존재는 공주님께 그렇게 해롭진 않아요. 기껏해야 공주님의 새언니가 될 여자니까요. 하지만 나중에라도 지안에게 공주라는 타이틀이 붙여진다면, 공주님의 지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녀는 충분히 공주님을 압도할 수 있다고요...”

“말도 안 돼! 아버지는 심지안을 공주로 삼을 리 없어!”

변혜영의 반응은 생각보다 더 컸다. 그녀는 분노로 인해 발을 동동 굴렀다. 이번 생에서 그녀가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것은 바로 자신의 왕실 가문과 사랑하는 부모님이었다. 누군가가 부모님의 사랑을 나눠 가질 수 있다는 생각에, 그녀는 상대방을 해치고 싶은 마음마저 생겼다.

“하지만... 붉은빛이 도는 비취와 같은 귀중한 물건을 심지안에게 선물했다는 것은 분명 심지안을 상당히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것 아니겠어요?”

변혜영은 심호흡하고 나서 간신히 자신의 감정을 다스렸다.

“더 이상 말하지 마!”

“이것이 바로 유명한 붉은빛이 도는 비취군요. 전에는 사진으로만 봤었는데, 실물을 처음 보니 정말 대단하네요.”

“그러게요, 저도 똑같이 벅찬 감동을 느낍니다. 조선 왕조 시기, 청나라에서 건너온 것이라고 하던데요? 꽤 오래된 보물이네요.”

“모르겠어요. 저는 전해 듣기만 했지, 실제로 이렇게 가까이에서 본 적은 없어요.”

“오늘이야말로 진정한 눈 호강이네요. 세움은 역시 업계 큰손이네요.”

“붉은빛이 도는 비취와 세움은 아무 상관 없거든요?”

“쯧쯧... 심지안 씨가 인생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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