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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9화 심지안이 만만해?

변혜영이 어떻게 심지안의 말뜻을 알아듣지 못했겠는가? 변혜영의 얼굴은 창백해지다 못해 붉으락푸르락하였다.

‘정말 말주변이 좋다!’

변혜영은 뭇사람의 시선에 눈을 질끈 감고는 발끝을 이유비에게로 돌렸다.

“뭘 꾸물거리는 거야!”

이유비는 대단한 배경이 없었지만, 이렇게 굴욕을 당한 적도 처음이었다.

“공주님... 저는...”

변혜영의 얼굴이 시커멓게 변했다.

“싫다고 말하려는 거야?”

“아닙니다, 바로 묶어드리겠습니다.”

이유비는 마지못해 허리를 굽히고 주저앉았다.

타이트한데다 짧은 드레스를 입은 이유비가 바닥에 주저앉아, 허벅지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어느 각도에서나 속바지가 노출되었다.

심지안은 냉정하게 쳐다보며 모두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했다.

이유비는 서둘러 변혜영의 신발 끈 묶어주었다. 그러고 나서 두 사람은 더 이상 이곳에 머물 수 없었다. 체면이 깎일 대로 깎인 상황이 되자, 빨리 이곳을 떠나고 싶어 했다.변혜영은 뒤돌아 출구를 향해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그녀는 자신을 반성하기는커녕 오히려 심지안에 대한 원망만 늘려갔다.

“거기 서.”

변혜영이 고개를 들자, 성연신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났고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쏘아보았다. 변혜영은 가슴이 철렁했고, 목이 뻣뻣해졌다.

“뭘 어쩔건데요? 폭력이라도 행사하실 생각이세요?”

“아니요...”

“그런 것이 아니라면 빨리 비켜줄래요?”

변혜영은 은근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도, 성연신은 여전히 아버지에게 약간의 체면을 세워 주네?’

“배가 좀 고픈데 먹을 것 좀 가져다주세요.”

성연신은 빤히 쳐다보며 분명하게 변혜영에게 말했다.

변혜영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조용히 이유비에게 눈짓했다.

“빨리 안 가, 꾸물대지 마.”

일이 일찍 끝나면 일찍 갈 수 있었다. 어찌 됐든 그녀는 여기에 1초도 더 있고 싶지 않았다. 이유비의 눈이 반짝반짝 빛나는 것을 보면 성연신은 정말 잘생긴 남자인 것이 확실했다.

‘나한테 반한 거 아니야?’

그녀는 수줍은 표정으로 과자 코너로 가서 작은 케이크와 나이프, 포크를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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