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68화 반격

회의실에서 돌아온 성연신은 정욱의 사무실을 지나다 무심코 풀이 죽은 채 책상에 엎드려 늘어져 있는 정욱을 발견했다.

“고백에 실패한 건가?”

양손을 호주머니에 넣은 채 그가 비아냥거렸다.

“...어떻게 아셨어요?”

“이마에 떡하니 쓰여 있고만.”

정욱이 자기 이마를 문지르며 물었다.

“네?”

“‘실패자’라고.”

정욱이 쓴웃음을 지었다.

“사람 속 그만 긁어요.”

진유진이 거절할 것은 예상했지만 이렇게 빨리 대답이 올 줄은 몰랐다.

조금의 지체도 없이 바로 문자로 하는 답장이라니.

“제경에 집 있어?”

“없습니다. 저 금관성에서 집 샀는데요.”

“차는?”

“그냥 한 대가 있긴 한데요...”

“얼마짜리?”

“1억쯤...”

성연신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네가 그렇게 가난해?”

진유진과 심지안은 절친이다. 성연신이 자신의 조건으로 정욱의 조건과 비교한다면 당연히 만족할 수 없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자신이 얼마나 잘난 사람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정욱이 점점 자신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가... 가난한가요?”

1억짜리 차는 부자라고는 할 수 없어도 가난과는 거리가 먼 액수였다.

“순남 쪽에 내 별장이 있어. 내일 네 걸로 명의를 바꿔주도록 하지. 차는 10억 이상으로 사고 나한테 청구해.”

정욱이 깜짝 놀라며 물었다.

“대표님께서 주신다고요?”

“뭐야, 싫어?”

“아니요! 절대.”

정욱은 차마 양심을 속일 수 없었다. 사 주겠다는데 거절하는 것은 바보나 하는 짓이다.

순남은 제경에서도 황금 지역에 속한다. 쇼핑몰에 간다 쳐도 지하철은 어디든 있었고 학세권이기에 아이가 학교로 등교하거나 하교하기에도 편했다.

“그래. 유진 씨는 제경에서 출퇴근하는데 네 집은 금관성이니 확실히 불편한 게 많을 거야. 나중에 집문서에 유진 씨 이름도 써넣어도 돼.”

“그러니까 대표님 말씀은, 유진 씨가 절 거절한 원인이 제경에 집이 없어서라는 거예요?”

성연신이 차갑게 대답했다.

“그럼 너랑 월세로 집 찾아서 살겠어?”

곰곰이 생각해 본 정욱은 일리가 있는 것 같아 고개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