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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7화 해가 서쪽에서 떴나 봐!

“친구들과 내기했어요. 오빠의 연락처를 얻지 못하면 친구들이 나를 비웃을 거예요.”

장학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나무 그늘에서 교복을 입은 여자아이들이 발끝을 세우고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걸 보니 거짓말이 아닌 것 같았다.

그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 여기서 오래 머무르지 않으려고 어린 소녀에게 말했다.

“그건 네 일이고, 낯선 사람에게 연락처를 달라고 선택하는 것 자체가 거절당할 확률이 커. 친구들에게 비웃음을 사지 않으려면 이 친구의 연락처를 줄게.”

어린 소녀의 눈이 번쩍 빛났다.

“정말요, 고마워요.”

“하지만 그는 네 친구 추가를 받아주지 않을 거야.”

장학수는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려는 듯 계속해서 말했다. 농담이 아니라, 그의 시간은 초당 요금이 부과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 말이다.

어린 여자아이는 안색이 축 처졌다.

“장난이죠?”

“나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는 거야. 너와 내 친구는 같은 세상 사람이 아니야, 그리고 그가 좋아하는 사람이 분명히 있어. 그러니 더 이상 매달리지 마, 알겠니?”

장학수는 말하면서 성연신을 재촉했다.

“빨리 지안 씨한테 연락해 봐. 오후에 사건이 하나 더 있어.”

“저기 오고 있어.”

성연신은 말하며, 시종일관 심지안을 다정하고 부드럽게 바라보았다.

장학수의 시선을 따라 바라보던 소녀는 그의 눈빛이 수상해지자, 다가오고 있는 여자가 잘생긴 아저씨의 입에서 나왔던 아내라는 존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정신을 바짝 차리고 쳐다보았다.

잘생긴 아저씨의 나이로 미루어 그의 아내는 서른은 넘었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은 아직 꽃다운 나이이기에 늙은 여자 하나 못 당할 리 없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생각하며 그녀의 눈에 승자의 미소가 떠올랐다. 그러나 다음 순간, 그녀의 눈빛이 심지안을 보았을 때, 웃음이 굳어졌다.

170cm에 가까운 키, 날씬하지만 글래머러스한 몸매, 도자기 같은 피부와 앵두 같은 입술, 갈색 머리를 한 아름다운 여성이었다.

“여보, 연락처를 물어보는 어린 친구가 있어서... 설명 좀 해줘.”

성연신은 자연스럽게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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