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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6화 난 아내가 있어

“...”

회의실이 조용해지자 모두 숨을 들이마시며 놀라서 이 장면을 지켜보았다.

“심 이사님, 미쳤어요?”

요 며칠 동안 자극받았으니, 사람들이 그녀를 건드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 같다.

하지웅의 텁수룩한 머리는 찻물에 젖었고, 머리 위에 찻잎이 묻은 채, 우뚝 선 모습이 순식간에 초라하고 우스꽝스럽게 변했다. 그는 손을 들어 얼굴을 한 번 훑었다. 손바닥의 따뜻한 물이 이 상황이 사실임을 알려주었다.

온갖 이상한 시선이 그에게 집중되자, 그는 음산한 표정으로 심지안을 노려보며 손을 들어 올렸다.

심지안은 그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자, 몇 걸음 뒤로 물러나 안전한 거리를 유지했다.

“때리려고?”

그녀는 뻔히 알면서 시비조로 물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가 감히 손가락 하나라도 건드리면 경찰에 신고할 생각이었다. 울고불고 목매달아 본 적은 없지만, 오히려 효과가 있는지 보려고 했다. 때로는 약한 척 연기하는 것이 동정심을 더 많이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웅은 여자라고 해서 봐주는 신사가 아닌 데다가 심지안이 이렇게 도발 당하니 더욱 손찌검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손을 들려는 순간, 고청민이 한 말이 떠올라 꾹 참았다.

처음에는 겉으로는 세움의 권력자였지만 실제로는 고청민의 도움이 있어야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이럴 때는 감정적으로 행동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웅은 시선을 거두고, 분노를 발산하듯 힘껏 책상을 쳤다.

“회의합시다!”

심지안의 얼굴에 의심이 스쳐 지나갔다.

회의가 끝나자, 하지웅은 더 이상 심지안에게 폐를 끼치지 않았다.

그녀는 떠나려고 일어섰다.

“심 이사님, 창의적인 문안을 잘 쓴다고 들었는데, 이것 좀 써 주세요.”

하지웅은 조수에게 서류를 건네달라고 부탁할 때 밋밋한 말투였지만, 명령인 것을 알아챌 수 있었다.

현재 심지안은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어쨌든 2대 주주이며 성씨 가문의 유일한 핏줄이다.

그녀에게 이런 자질구레한 일을 시키는 것은 분명히 난처한 일이다. 하지만 심지안은 손을 내밀어 받아들였다.

“알겠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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