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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2화 행복해

“20억 원.”

민채린은 생각나는 대로 금액을 불렀다.

“그렇게 비싸요?!”

안철수의 목소리가 갑자기 높아졌다. 발끈하다가 고통스럽게 얼굴을 찡그렸다.

“좀 싸게 해줄 수 없어요? 그리고 대표님 수술하러 병원에 갔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됐어요? 성공했나요?”

“내 뛰어난 의술로 실패할 리 없지. 그리고 20억 원, 한 푼도 깎을 수 없어, 알겠어?”

안철수는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계좌번호 보내줘요.”

멀리서 와서 도와준 데다 자신과 대표님을 구해줬으니, 돈을 요구하는 건 당연한 거였다. 살아있지 못하면 돈은 아무리 많아도 소용이 없을 테니까...

민채린은 잠시 멍해졌다가, 약간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철수 형님, 20억 원은 몇 년 동안 힘들게 모은 결혼 자금이잖아요. 집 사고 예물 준비할 생각은 없어요?”

옆에 있던 후배가 말했다.

“아니면 대표님께 신청해서 재무팀에서 20억 원을 받으세요. 어차피 우리 다 루갈의 일로 피해를 본 거잖아요.”

안철수는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대표님이 왜 다치셨어? 그건 다 내 책임이야!”

사람은 체면이 있어야 한다. 안철수는 자기가 실수를 저질러 놓고 루갈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었다. 돈이야 없으면 다시 벌면 되니까...

안철수는 핸드폰을 들어 돈을 이체하려다가, 전화를 끊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즉, 방금 한 대화는 민채린이 다 듣고 있었다.

“뚜뚜뚜...”

잠깐 멍한 사이에 통화가 끊겼다.

안철수는 별다른 생각 없이 민채린이 다른 일을 하느라 통화가 끊어진 것으로 여겼다. 그는 20억 원을 민채린의 계좌로 이체하고 나니, 이제 자신의 계좌에는 1,000만 원만 남았다.

그러고 나서 안철수는 고민도 하지 않고, 바로 명품 브랜드 공식 웹사이트에서 민채린이 좋아할 만한 가방을 주문했다. 그녀가 그 브랜드의 가방을 들고 다니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 그녀가 자신과 대표님을 구해준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직접 만나서 고마움을 전하고 싶었다.

...

병원, 밤 8시.

심지안과 성우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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