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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4화 당연히 변석환 씨 아이죠

김민수는 사실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임시연이 미쳐 날뛰도록 내버려두었다.

그는 눈을 크게 뜬 채로 얼굴은 환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그는 확실히 봐야 했다. 임시연이 딸을 버리고 어떤 결말을 맞게 되는지.

신단에서 끌어내려진 낭패한 그녀의 모습을 꼭 보아야 했다.

더욱이는 그 옛날 그녀를 좋아하던 자신이 얼마나 눈이 멀었던지를 확실히 실감해야 했다. 그녀와 함께 하기 위해 목숨까지 잃을 뻔했던 자신이었으니.

임시연을 위해 바친 모든 것은 무용지물이었다.

그런데 오늘 드디어 그 업보가 돌아온 것이다.

임시연이 더 미쳐 발광할수록 김민수는 더 신이 나서 웃었다.

웃다가 눈물이 찔끔 날 정도로, 허리까지 굽혀가며 웃어도 멈출 수 없게 배를 잡고 웃었다.

심지안이 그런 김민수를 한참 응시하더니 탄식했다.

젊은 나이에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데 미숙해서 이렇게 반평생을 망친 사람이다.

만일 김민수와 임시연이 서로 몰랐다면 그는 평범하고 행복한 나날을 보냈을까.

“복수까지 다 해놓고 왜 안타까운 표정을 지어요?”

성연신이 칠흑같이 검고 깊은 눈동자로 그녀를 뚫어져라 바라보다 불쑥 말을 걸어왔다.

마치 언제 어디서든 그녀를 주의하는 것처럼.

심지안은 왠지 그의 눈빛이 어색해 고개를 저은 뒤 그를 쳐다보지 않고 말했다.

“뭔 상관이에요.”

성연신이 입꼬리를 치켜올리며 씩 웃었다.

“왜요. 전 상관하면 안 돼요?”

“당연히 안 되죠. 가족도 아닌데 상관할 자격 없어요.”

그가 사뭇 진지하게 대답했다.

“그렇게 될 수도 있죠.”

“정중히 거절할게요.”

임시연이 김민수에게 주먹질하고 발로 차며 날뛴 바람에 그의 옷이 찢어졌다.

그럼에도 분이 풀리지 않아 소리를 꽥꽥 질렀다.

“나 사랑한다며! 왜 하필 지금 다 망치려고 드는 건데!”

왜 하필 왕실에 발을 들여놓기 직전인 지금! 모두가 선망하는 대상인 왕후가 되기 직전인 지금 이러느냔 말이다.

김민수의 얼굴에 갑자기 웃음기가 사라졌다.

“네가 먼저 사람 시켜서 나 죽이려고 했잖아. 제일 악독한 사람은 너야.”

“쓸데없는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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