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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7화 후회

밤이 되었다.

케빈은 병원에 있던 시영의 짐을 모두 정리해 놓았다. 그리고 돌아서자 문가에 서 있는 시영을 보았다.

이것은 시영이가 사고를 당한 후 두 사람이 처음으로 얼굴을 본 것이었다. 시영의 얼굴은 변하지 않았지만 뭔가가 달라진 느낌이었다.

잠시 동안 멍하니 있던 케빈은 시영이가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케빈, 내가 여기서 뭐라고 말했었는지 아직 기억해?”

케빈은 잠시 침묵한 후 고개를 끄덕였다.

“기억합니다.”

시영은 소파에 앉더니 웃으며 말했다.

“그때 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거야? 나도 내가 이렇게까지 바보일 줄은 몰랐네. 네가 나를 도구로 이용해 정보를 캐내고 있었는데 난 널 좋아한다면서 고백이나 하고 있었잖아. 게다가 난 너한테 내 모든 걸 바치려고 하기도 했어.”

“넌 처음부터 나한테 손댈 생각이 없었던 거야. 이미 너는 사람들을 준비해 놨고, 내 가장 추악한 모습을 녹화하려 했잖아. 네가 왜 그걸 방해하겠어?”

시영은 혼자서 말을 이어갔다.

“그래, 너는 선물을 준비하지 않은 게 아니라 오히려 엄청난 선물을 준비하고 있었던 거야. 너는 내 열여덟 번째 생일에 나를 지옥으로 끌어내렸어!”

마지막 몇 마디를 할 때 시영의 목소리는 매우 날카로워졌다. 그리고 서류 하나가 케빈의 얼굴에 던져졌다.

“이런 대단한 사람이 내 보디가드를 하고 있었다니 정말 놀라웠어.”

서류 안의 종이들은 바닥에 흩어졌다. 모두 케빈의 과거 경력이었다. 케빈의 생일조차 9월 9일이 아니라 7월 28일이었다.

그 피비린내 나는 장면들을 보자 케빈은 위가 꼬이는 듯한 고통을 느꼈고 변명할 수 없었다.

시영은 그 종이를 밟고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갔다.

“어차피 다섯 명이나 안배해 두었으면서 넌 왜 빠졌어? 너도 그 사람들과 함께하지 그랬어?”

“아, 내가 깜빡했네. 넌 여자에게 트라우마가 있었지. 특히 방탕한 여자에게. 그래서 내가 역겨웠다는 거지?”

케빈은 곧 허리 뒤에 있는 총을 꺼내 안전장치를 해제하고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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