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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화

"걱정하지 마세요. 이대로 끝낼 생각은 없으니까. 곧 박씨 가문 인간들 머리를 싹 다 여기로 가져올게요."

그 말을 끝으로 최서준은 두 사람의 머리를 묘지 옆에 묻어버렸고 피 묻은 옷은 적당히 태워버린 후 유유히 자리를 떴다.

그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사람이 숨을 헐떡거리며 다가오더니 곧 정석우의 묘석 앞에 도착했다.

그 사람은 바로 김지유였고 그녀는 떨리는 몸을 부여잡으며 흘러나오려 하는 눈물을 억지로 삼켰다.

"대체... 대체 어디 간 거지? 설마 도담이가 아니었던 거가?"

김지유는 묘지 옆에 털썩 주저앉더니 사뭇 치는 그리움에 가슴이 아픈 듯 머리를 감싸 쥐었다.

그러다 그녀는 어딘가에서 나는 피비린내에 고개를 들었고 그제야 자신이 앉아 있는 발아래에서 피 냄새가 진동한다는 걸 알아챘다.

김지유는 뭔가에 홀린 듯 미친 듯이 땅을 팠고 곧 검은색 비닐봉지가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뭔가 감지한 듯 떨리는 손으로 봉투를 열었다. 그러자 서서히 박성태와 박재형의 얼굴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동시에 코를 찌르는 듯한 역한 피 냄새가 같이 풍겨왔다.

김지유는 자기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고는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하지만 그것은 두려움에 의한 것이 아닌 흥분으로 몸이 떨리는 것이었다.

누군가가 정석우와 화재로 죽은 사람들을 보러 왔고 그 누군가는 바로 도담이라는 것을 그녀는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도담아, 정말 돌아왔구나. 복수하기 위해 드디어 돌아온 거야!"

김지유의 눈에서는 뜨거운 눈물이 쉴 틈 없이 새어 나왔다. 그녀가 이때를 얼마나 기다려 왔던가. 자그마치 12년이다!

당시 화재로 사람들과 뿔뿔이 흩어진 후 김지유는 혼자 거지처럼 도로를 정처 없이 돌아다녔었다. 그러다 김호석을 만났고 그는 그녀에게 김지유라는 이름을 지어주고는 대외에 그녀를 자신의 친손녀라고 공표했다.

그 뒤로부터 그녀의 신분은 점점 높아졌고 남 부럽지 않게 살아왔다. 하지만 김지유는 여전히 그때의 울분을 잊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 오랜 기다림 끝에 오늘 드디어 박씨 일가 두 명의 머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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