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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6화

그녀가 거절하지 않자, 전연우의 입가에 저도 모르게 미소가 걸렸다.

그때 마침 모든 사진 정리를 마친 장소월은 내려와 한 바퀴 둘러보았다. 꽤나 만족스러웠다.

“회사 나가지 않았어?”

“잠깐 시간 나서 너 보려고 왔어.”

전연우는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카락을 어루만졌다. 이어 백옥 같은 피부에 남은 자국을 보며 말했다.

“아직도 아파?”

장소월은 늘 침착함을 유지했지만, 그 뻔뻔하게 뱉는 음란한 말은 견딜 수가 없었다. 그녀는 전연우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

장소월은 얼굴이 새빨개진 채 그의 손을 밀어내며 애써 태연한 척 말했다.

“걱정해줘서 고마워. 이제 괜찮아.”

고맙다는 말에 전연우의 이마가 찌푸려졌다.

“고마워? 시간이 이렇게나 많이 흘렀는데 아직도 적응이 안 돼?”

갑자기 들이닥친 그의 분노에도 장소월은 평온했다.

“걱정해주니까 고맙다고 하는 건 당연한 일 아니야? 바깥에서 받은 스트레스 나한테 풀지 마.”

장소월이 손을 빼내고 몸을 돌린 순간, 강렬한 힘이 그녀의 손목을 잡아당겨 벽에 밀쳤다. 전연우가 화가 잔뜩 어린 눈으로 고개를 숙이고 그녀를 노려보았다.

“대체 언제면 알아들을 거야? 내가 너한테 원하는 건 고맙다는 한마디 말이 아니라는 거 알잖아.”

“네가 원하는 건 내 몸 아니었어? 이제 가졌잖아. 내가 더 어떻게 하길 바라?”

그의 눈빛에 갇혀 조금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소월아... 이 오빠가 뭘 원하는지 넌 잘 알고 있잖아.”

그녀는 늘 이렇게 모르는 척하기가 일쑤다.

전연우는 그녀가 언제까지 모르는 척하는지 지켜보기로 했다.

장소월은 더는 말하지 않았다. 그와 상대하면 영원히 좋은 일은 없다는 걸 똑똑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알았어. 착하게 네 말 잘 들을게. 네가 싫다면 앞으로 그런 말 안 할게.”

장소월은 또다시 화제를 돌렸다.

“다른 일 없으면 별이 보러 갈게.”

“잠시만.”

만족스러운 대답을 들은 전연우는 손을 뻗어 그녀를 번쩍 들어 올려 침대를 향해 걸어갔다. 그녀는 당황함이 역력한 얼굴로 검은색 셔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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