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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8화

그는 정말 극도로 즉흥적인 기분파 사람이다. 뭐가 생각나면 곧바로 행하고야 만다.

장소월은 그의 손에 이끌려 주차장으로 내려가 운전석에 앉았다.

전연우가 그녀에게 안전벨트를 매주며 말했다.

“이번엔 안 혼낼 테니까 일단 T형 주차부터 시작해. 저번에 내가 가르쳤던 거 잘 기억해봐.”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나서 다 잊어버렸어.”

장소월이 긴장한 얼굴로 핸들을 잡았다.

“부탁인데...”

그녀가 우물쭈물하며 말했다.

“다시 가르쳐줄 수 있어? 이번엔 열심히 들을게.”

전연우가 진지한 얼굴로 따끔하게 말했다.

“넌 모든 것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어. 하지만 운전은 아니야. 그러니까 열심히 배워야 해. 아니면 너 혼자 차를 몰고 나갔을 때 내가 마음이 안 놓이잖아.”

그저 말뿐인 말이었다. 그녀가 운전을 제대로 배웠다고 해도 그는 절대 그녀를 혼자 나가게 두지 않을 것이다.

전연우가 이토록 단언하는 걸 보면 그녀는 정말 운전에 재능이 없는 것이다. 전연우는 사물에 대한 판단 능력이 일반 사람들보다 훨씬 더 월등하다. 그가 안 된다고 하면 정말 안 되는 것이다.

그에 못지않은 인내심을 가진 장소월이 차분히 그를 맞받아쳤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아. 모든 게 네 말대로 절대적인 건 아니야.”

전연우는 피식 웃음을 터뜨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렇다면... 네 실력을 기대해야겠네.”

장소월은 그의 예상을 조금도 빗나가지 않았다. 역시나 장장 20분이 걸려서야 겨우 차를 주차 자리에 밀어 넣었다. 그것도 옆에 세워진 차에 부딪히기까지 하면서 말이다.

그깟 차 흠집쯤은 전연우에겐 아무것도 아니었다. 다만 아무리 가르쳐도 알아듣지 못하는 여자의 어리석음에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 뿐이었다.

연습을 시작한 지 한 시간 뒤, 전연우는 담배를 피우려 차에서 내렸다. 장소월은 차에 앉아 핸들을 꼭 잡고 있었다. 차는 전연우의 개인 주차장에서 가장 저렴한 장소월 운전 연습 전용 차였다.

발이 액셀에 닿은 순간, 그녀의 눈에 머지않은 곳에 서 있는 남자가 들어왔다. 지금 이 발에 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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