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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7화

장소월의 거친 호흡은 몇 분이 지나서야 다시 가라앉았다.

전연우는 장소월의 머리카락 정리를 마친 뒤 흠뻑 젖은 치마를 갈아입히고는 번쩍 안아 들고 밥 먹으러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별이 얼굴의 상처엔 이미 딱지가 앉아 빠르게 회복되고 있었다. 아이는 아기 의자에 앉아 파란색 아기 숟가락을 마구 휘저었다. 다정하게 내려오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본 도우미들이 몰래 웃음을 터뜨렸다.

그가 장소월을 의자에 앉히자 도우미가 곧바로 삼계탕을 가져다 식탁에 올려주었다.

장소월은 저도 모르게 이마를 찌푸렸다.

“안 좋아해?”

“그냥 이 냄새가 아직도 적응이 안 돼.”

“그럼 먹지 마.”

전연우가 도우미에게 명령했다.

“가져가세요.”

“네. 대표님.”

전연우가 사랑이 넘실거리는 눈동자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제 밥 먹을 수 있지?”

장소월은 병아리가 모이 먹듯 천천히 깨작거렸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항상 밥 먹는 데에 30분이나 걸렸다. 장해진은 밥상에선 말하면 안 된다고 엄격히 그녀를 교육했었다. 하여 지금까지도 누가 먼저 말을 걸지 않으면 묵묵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밥만 먹는 습관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녀가 조용히 옆에서 밥을 먹고, 잠을 자고,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모두 눈에 담고 있으니... 그의 마음속 텅 비었던 한 군데가 드디어 채워지는 것 같았다.

장소월은 그런 전연우의 시선을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별이가 분유를 토해내자 그녀는 얼른 휴지를 몇 장 뽑아 닦아주었다. 다행히 옷엔 묻히지 않았다.

“앞으론 반만 하면 돼요. 많이 준비할 필요 없어요.”

“네, 사모님.”

도우미가 별이를 안고 나가자 주방엔 그들 두 사람만 남았다. 식사를 마친 전연우는 저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호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려 했다. 하지만 이내 아직 밥을 먹고 있는 그녀를 의식하고는 라이터와 담배를 도로 넣었다.

전연우의 존재는 너무 강렬하기 때문에 장소월은 그가 말을 하지 않더라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다.

“꼭 그렇게 날 보고 있어야겠어? 가서 네 할 일 해.”

전연우는 피식 웃음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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