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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3화

박연준이 입을 열었다.

“됐어요. 당신을 강요하진 않을게요.”

“연준 씨, 당신은 더 좋은 사람을 만나야 해요.”

“…”

박연준의 얼굴색은 더 어두워졌다.

이유영은 고개를 틀어 창밖을 내다보며 더 이상 박연준을 보지 않았다. 지금 이때 그에게 눈길을 한 개 주는 것마저도 이유영에게 아주 큰 죄책감을 가져다주었다.

전에는 외삼촌의 부추김이 있었지만 그래도 이유영은 자기와 박연준 사이에 대해 걱정이 태산이었다.

박연준이 말한 것처럼, 그녀는 아직 과거에서 걸어 나오지 못했다.

‘그게 어디 그렇게 쉬운 일인가?’

그리고 이번에 다시 퀘벡에 다녀온 후 이유영은 자기와 박연준의 관계에 대해 더욱 확고한 생각이 들었다.

이유영과 박연준이 함께 하는 길도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유영은 이전에 가시밭길을 겪은 적이 있어서 이젠 더 이상 용기가 없었다.

앞날이 꽃길만은 아닌 걸 알게 된 이상, 이유영은 그 한 발짝을 내디딜 용기가 있을까?

답은 없었다!

지금의 그녀는 결국 예전이랑 달랐다.

“유영 씨 지금 절 확실하게 거절하는 거예요?”

박연준의 엄숙한 말투 속에는 몇 푼의 냉랭함이 추가되어 있었다.

‘거절?’

이유영은 두 눈을 감았다.

머릿속에서 반짝이는 그 주먹만 한 작은 얼굴을 생각하며 결국 마음을 굳게 먹었다.

“저는 연준 씨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아요.”

“강이한 때문인가요?”

박연준의 말투는 더욱 차가워졌다.

“아니요!”

사실이었다. 강이한 때문에 그를 거절하는 것이 아니었다.

이 순간, 이 답을 하는 이유영의 태도는 아주 굳건했다. 하지만 그녀의 거절은 강이한과 한 톨의 상관도 없었다.

“유영 씨, 저랑 완전히 선을 긋는 후의 결과가 어떤지 알고 있죠?”

박연준은 ‘결과’ 이 두 글자에 강조를 주며 말했다.

아주 평온하게 내뱉은 말이었지만 듣는 사람은 자동으로 그 두 글자에 중점을 둘 수밖에 없었다.

이유영은 이마를 찌푸리며 물었다.

“연준 씨 지금 저를 협박하는 거예요?”

이유영은 박연준의 말을 듣고 한 첫 반응이 바로 이거였다.

‘날 협박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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