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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화

강이한은 끊어진 전화기를 노려보다가 결국 화를 참지 못하고 핸드폰을 바닥에 던졌다.

이렇게까지 양보했는데도 아직도 부족한 걸까?

어떻게든 살살 달래서 홍문동으로 돌아오게 할 계획이었다.

세강의 안주인인 그녀에게 집은 이곳뿐이어야 했다.

망막 기증을 그녀가 원치 않는다면 그것 역시… 양보할 생각이었다.

이래도 뭐가 부족한 걸까?

생각할수록 짜증이 치밀었다.

쨍그랑!

옆에 있던 화분이 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눈에 보이는 대로 집어 던졌지만 화가 사그라들지 않았다.

그는 더 이상 과거의 우아하고 자상한 남편, 강이한이 아니었다.

반면, 유영은 순정동으로 바로 가는 대신, 소은지에게 전화를 걸어 술집에서 만나기로 했다.

조금 짜증 나는 일이 많았지만 전생에는 감히 엄두도 못 내던 일을 해냈으니 축하받아 마땅했다.

“팀원들에게는 일찍 돌아가서 쉬라고 하고 내일 회식해요.”

유영이 조민정에게 말했다.

조민정은 부드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했다.

“그래야죠. 수정한다고 다들 수고 많았으니까요.”

성공한 오너의 배후에는 함께 노력하고 성장하는 직원들이 있었다. 유영에게는 비록 첫번째 창업이었지만 세강의 오너인 강이한과 오랜 세월 함께한 경험이 있기에 옆에서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예전에 강이한도 큰 건을 하나 해결하면 직원들에게 포상휴가를 주고 회식비를 지원했었다.

약속 장소에 도착하자 소은지는 먼저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었다.

유영이 포르쉐에서 내리는 것을 본 순간, 그녀는 눈을 휘둥그레 뜨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뭐야? 이 씀씀이는? 그래, 어차피 아껴줘도 다른 여자가 쓸 거, 네가 쓰는 게 낫지!”

물론 예전에도 유영은 근검절약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지금처럼 명품 차를 아무렇지도 않게 구매하는 행위는 하지 않았다.

소은지로서는 친구의 이런 결과가 신기하고 대견할 따름이었다.

유영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외삼촌이 선물한 거야. 그 사람이랑은 상관없다고.”

“외삼촌이?”

“그렇다니까?”

“조카를 이 정도로 예뻐하는 외삼촌이 세상에 있다고?”

소은지가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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