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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화

진영숙은 누가 뭐래도 자기 아들이 가장 잘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세강의 안주인 자리는 청하시에 사는 모든 여자들이 꿈꾸는 자리였다. 그런데 유영이 보잘것없다는 식으로 말하니 속이 뒤집어졌다.

“그럼 싫은데 그 자리를 계속 지키고 있다는 거니? 싫으면 당장 이한이랑 이혼하지 그러니?”

“지금 이혼을 거부하는 건 그 사람이거든요? 벌써 잊으셨나요?”

“너!”

진영숙은 말문이 막혔다.

자신을 전혀 공경하지 않는 유영의 태도에 화가 나는데 반박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전에는 화풀이 상대로 제격이었는데 지금은 하는 말마다 따박따박 말대꾸를 하니 갑갑해서 미칠 것 같았다.

유영은 씩씩거리는 진영숙을 심드렁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날 여기로 부른 용건이 뭐예요?”

소은지를 들먹이며 협박까지 했으니 뭔가 용건이 있는 건 분명했다.

짝!

자리에서 일어선 진영숙이 서류 뭉치를 유영의 얼굴에 던졌다.

유영은 무심한 눈으로 바라만 볼 뿐,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진영숙이 입을 열었다.

“동교 신도시 프로젝트, 대체 어떻게 된 거니?”

“이미 다 들어서 아시면서 왜 굳이 나한테 물어보세요?”

세강그룹 내부에 진영숙의 눈과 귀가 있는 건 전에도 아는 사실이었지만 소식이 이렇게 빨리 그녀의 귀까지 들어간 건 놀라웠다.

진영숙은 유영이 박연준을 도와 동교 프로젝트 입찰에 성공하면서 강이한을 엿 먹였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진영숙은 씩씩거리며 다가오더니 손을 들어 유영의 귀뺨을 때렸다.

짝!

유영의 고개가 돌아가고 입에서 피 맛이 느껴졌다.

진영숙의 분노한 고함에 귀가 먹먹해질 정도였다.

“네가 뭔데 그 프로젝트에 끼어들어?”

“너 같은 애는 정말 질색인데 아직 이한이랑 이혼하기도 전에 외부인과 결탁해서 내 아들을 엿 먹이는 거야? 너 우리 세강을 망하게 할 생각이야?”

“너 같은 걸 남자들이 정말 예뻐서 잘해주는 것 같아? 너 이한이랑 이혼하면 그 남자들도 목적 달성했다고 가장 먼저 너한테서 등 돌릴 거야!”

이미 이성을 잃은 진영숙은 온갖 비난을 유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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