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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화

안 그래도 화가 났던 강이한은 그 말을 듣자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밀었다.

폭력?

그게 그렇게 심각할 정도였나?

“내가 왜 손찌검까지 했는지 정말 몰라?”

그가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그녀에게 물었다.

유영은 날이 선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며 받아쳤다.

“매번 한지음 얘기가 나올 때마다 당신은 나한테 폭력을 썼어. 이유가 뭐였는지 그게 중요해?”

무슨 이유였든 폭력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일반인도 다 아는 논리를 그는 왜 자꾸 무시하는 걸까?

유영은 고개를 숙이고 계속해서 서류를 검토했다.

진지한 모습이 평소의 그의 모습과 아주 흡사했다.

강이한은 절망적인 표정으로 눈을 감으며 양승호가 앉았던 의자를 가져다가 앉았다.

“일단 그 서류 내려놓고 얘기 좀 해!”

그는 더 이상 그녀의 무시를 견디기 어려웠다.

서류에 시선을 고정한 그녀를 보고 있자니 갑자기 좌절감이 몰려왔다. 그와 함께한 10년 동안 그녀는 한 번도 직장 일을 해본 적 없었다.

대체 뭐가 그녀를 이렇게까지 하게 만들었을까?

유영은 마지막 서류에 사인한 뒤, 다시 고개를 들었다.

“용건이 더 남았어?”

“내일 있을 할머니 칠순잔치에 나랑 같이 가.”

“오늘 아니었어?”

“내일이야!”

날짜까지 착각한 유영을 보고 강이한은 더 큰 짜증이 몰려왔다.

하지만 그 자신조차도 전에는 날짜를 헷갈린 적이 많았기에 그녀에게 뭐라고 할 수도 없었다.

유영이 말했다.

“봐서 알겠지만 나 요즘 굉장히 바빠.”

강이한의 옆에서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았기에 유영의 일 처리 방식은 그를 많이 닮았다.

과거 강이한이 바쁠 때 모든 일에서 예민하게 굴었던 것처럼 그녀 역시 그러했다.

하지만 강이한은 그녀가 이 자리에 앉기까지 그 남자에게서 받은 지원을 생각하면 다시 화가 치밀었다.

“그 사람이 당신을 정말 예뻐하나 봐. 그 사람은 당신 결혼한 유부녀인 거 몰라?”

그 남자 얘기만 나오면 그는 화가 났다.

유영이 그런 여자가 아니라고 믿고 싶었지만 그 남자가 유영에게 잘해준 것 또한 사실이었다.

믿어야지 하면서도 자꾸만 신경이 쓰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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