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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화

두 시간이 넘는 기자회견에서 유영은 자신이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과 이상을 설명했다. 기자들이 민감한 질문을 던질 때, 유영이 초라하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그녀는 모든 잘못의 근원을 강이한과 한지음에게 돌리고 혼자 유유히 빠져나갔다.

“넌 네 오빠랑 저 여자가 이혼하면 목표를 이룬 거겠지만 난 이제 어떻게 되는 거야?”

한지음이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이제 그 사과마저 저 여자는 네 오빠가 강요한 것으로 만들어 버렸어. 더 깊게 파고 들면 내가 여우짓을 해서 네 오빠를 그렇게 만든 거라고 얘기한 거나 다름없다고!”

아마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한지음은 지금 진퇴양난의 상황에 놓였다.

유영이 이토록 완벽한 반격을 준비했을 거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전에는 그냥 나약하고 아무 힘도 없는 여자인 줄 알았는데 고단수가 따로 없었다.

강서희가 일그러진 얼굴로 욕설을 내뱉었다.

“여우 같은 년!”

기나긴 악플과 택배 폭탄에 반쯤 미쳐버릴 줄 알았는데 이렇게 순식간에 여론을 뒤집을 줄은 몰랐다.

이제 유영은 그들이 건드릴 수 없는 위치까지 올라갔다.

그녀는 무능한 전업주부 이미지를 철저히 벗어던졌다. 예전에 사람들은 세강의 안주인은 능력도 없고 남편에게 기대어 사는 기생충으로 알았다.

하지만 이제 모두의 앞에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 냈다.

기자들마저 그녀를 대표님으로 호칭하지 않았던가?

이 짧은 시간 안에 그녀는 확고히 자신의 영역을 다졌다.

한지음의 두 눈은 증오로 가득했다.

대체 뭐가 잘나서? 왜 이렇게 된 걸까?

세강과 관련된 모두에게 커다란 엿을 선사한 유영은 당당한 걸음걸이로 사무실로 돌아갔다.

사무실 문을 여는데 그녀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조금 이상했다. 수시로 그녀를 곁눈질하는 직원들도 있었다.

그런데 자신의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불청객이 와 있었다.

언제 온 건지, 강이한이 그녀의 자리에 앉아 담배까지 피우고 있었다.

과거에 그는 담배를 즐겨 피우는 사람이 절대 아니었다. 하지만 요즘은 언제 봐도 몸에서 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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