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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화

그리고 기자들은 그 미세한 표정 변화를 놓치지 않았다.

일부는 그녀가 찔려서 그런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계속 웃음만 짓고 있던 유영이 갑자기 깊은 슬픔에 잠기더니 울먹이는 목소리로 답했다.

“저는 사건이 있던 날 오전에 친구랑 아침을 먹다가 그분을 처음 만났어요. 그리고 오후에 그분이 납치당했다는 소식을 들었고요.”

현장이 갑자기 숙연해졌다.

“남편은 줄곧 제가 그분에게 사과를 해야 한다고 강요했어요. 사실 전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제가 한지음 씨한테 뭘 잘못했는지. 그날 아침에도 저는 한지음 씨에게 한마디도 하지 않았거든요.”

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현장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항상 냉정하게 취재를 이어가던 기자들마저 들뜨는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

“유 대표님 말씀은 남편분께서 대표님의 해명을 전혀 믿지 않고 한지음 씨의 말만 들었다는 말씀인가요?”

“남편은 항상 저를 믿어주던 좋은 사람이에요. 하지만 이번 지음 씨 사건이 너무 잔혹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제가 꼭 사과를 해야 그분의 기분이 풀릴 거라고 했어요. 아마 기분이 좋아지면 회복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서 그런 거겠죠.”

유영은 약간의 여지를 남겨두고 대답했다.

오늘의 기자회견은 생방송으로 송출되고 있었다.

플랫폼에서 회견을 시청하던 사람들 중에는 오늘 칠순잔치 때문에 다망한 본가 식구들을 제외하고도 병원에 있는 한지음 일당과 강이한도 있었다.

아까 단상에서 조리 정연하게 자신의 목표를 말하던 아내에게 감탄한 순간에 갑자기 절언 발언이 나오자 그도 순간 당황했다.

유영은 자신은 한지음에게 해를 가한 적이 없으며 단지 사건이 잔혹해서 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가해자로 지목한다고 돌려 말하고 있었다.

플래시가 쉴 새 없이 터졌다.

사람들의 수군거리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었다.

“강 대표님은 어떻게 아내를 그런 식으로 대할 수 있지?”

“그러니까. 그러니까 상간녀 기분 좋게 해주기 위해서 자기 와이프한테 하지도 않은 잘못을 사과하라고 강요한 거잖아?”

현장의 기자들마저 이렇게 수군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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