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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화

“그래. 당신 말이 맞아. 내가 당신한테 사과하라고 강요했어. 하지만 기자들한테 그걸 사실대로 말해버리면 한지음 입장이 얼마나 곤란해질지 생각해 봤어? 대체 왜 한지음한테 그렇게까지 하는 거야?”

쾅!

유영은 신경질적으로 책상을 내리치며 날카로운 눈빛으로 남자를 노려보았다.

강이한에게는 한 번도 보여준 적 없던 과격한 모습이었다.

그녀의 주변으로 진한 살기가 번뜩이고 있었다.

강이한은 분노도 잊고 멍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싸늘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강이한 씨, 말은 똑바로 해야지. 내가 한지음한테 뭘 했어? 내가 한지음 납치하는 거 당신이 봤어? 내가 그 여자 눈을 멀게 하고 다리를 부러뜨리는 거 봤냐고?”

강이한은 할 말을 잃은 표정으로 그녀를 보고만 있었다.

“당신이 말도 안 되는 죄명을 나한테 갖다 뒤집어씌운 거잖아!”

“납치범들한테 돈을 준 건 당신이야. 당신 계좌에서 돈이 흘러나갔다고!”

“하!”

유영은 냉소를 지었다.

남자는 그 증거를 아직까지 믿고 있었단 말인가?

결국 쟁점은 그 은행 카드의 입금 기록으로 돌아왔다.

유영은 눈을 질끈 감고 소리쳤다.

“나가!”

그와 이야기하는 매 순간이 지치고 괴로웠다.

자리에서 일어선 강이한이 말했다.

“이유영, 적당히 해. 오늘 같은 일은 다시없었으면 좋겠어.”

“그럼 시비가 생길 일을 하지 말든가! 또 나한테 협박하면 나도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그녀는 혼자서 모든 오물을 뒤집어쓰고도 가만히 있을 정도로 보살이 아니었다.

강성건설과의 계약 때문에 처리가 늦어지긴 했지만 기자회견도 예정된 수순이었다.

시간적 여유가 되면 자신에게 해코지했던 사람들에게 통쾌한 복수를 안겨줄 생각이었다.

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부딪혔다.

싸늘한 분위기가 감돌자 유영은 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전에는 내가 오해할 만한 행동을 했는지 모르겠는데 지금부터 명심해. 난 당한 만큼 갚아주는 사람이야.”

온순하고 순종적인 현모양처?

사랑이 사라진 지금 그런 여자는 존재하지 않았다.

사람마다 참을 수 있는 한계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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