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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화

유경원의 자신감에는 근거가 있었다.

진영숙이 그녀를 그만큼 예뻐하지 않았으면 절대 그녀를 데리고 강이한이 사는 집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

“가고 싶으면 가도 돼요. 하지만 그러면 위자료는 한푼도 받아갈 생각하지 말아요.”

협박 섞인 발언에 유영의 얼굴이 다시 굳었다.

이 여자가 왜 그렇게 칠순잔치에 집착하는지도 알 것 같았다.

유경원뿐이 아니라 아마 한지음도 참석하고 싶어서 안달이 났을 것이다.

어쨌든 세강의 안주인 자리를 바라보는 여자들은 강이한과 함께 참석하는 가족행사를 중요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유영과 강이한의 이혼설이 도는 시점에 그와 함께 집안의 가장 큰 어른인 할머니의 칠순잔치에 참석한다면 은연 중에 가족들의 인정을 받은 거와 다름없었다.

홍문동에서 처음 봤을 때도 느꼈지만 유경원은 꽤 머리를 쓸 줄 아는 여자였다.

하지만 내일 강이한은 어떻게든 유영을 끌고 칠순잔치에 참석하려고 할 것이다.

“지금 날 협박하는 건가요?”

유영이 싸늘한 어투로 물었다.

여자는 여전히 담담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건 아니고요. 그냥 그쪽이 이한 씨랑 이혼을 진심으로 바란다면 제가 도움을 줄 수도 있다는 얘기였어요.”

“하!”

유영은 헛웃음만 나왔다.

뻔뻔한 말을 이 정도로 자연스럽게 하는 인간은 처음이었다.

더 이야기할 필요성을 못 느꼈기에 그녀는 그대로 전화를 끊었다.

걱정스럽게 그녀를 지켜보던 소은지가 물었다.

“누구야?”

“강이한 추종자.”

유영은 결혼 상대로 너무 잘난 남자는 별로라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다.

소은지가 먹던 킹크랩을 내려놓고 말했다.

“그 여자들은 너희가 이혼하기만 기다리고 있을걸?”

“누가 아니래?”

아직 이혼 절차도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았는데도 벌써 저렇게 안달을 내다니.

한심하고 우스웠다.

소은지가 물었다.

“병원에 있는 걔는?”

“누구든 상관없는데 걔는 안 되지.”

유영은 솔직한 심정을 토로했다.

진영숙이 그렇게까지 싫은 티를 냈으니 한지음도 지금쯤 안달이 나 있을 것이다.

그 시각, 강이한은 병원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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