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5화

해외에 거주하는 3개월 동안은 유영에게 꿈과도 같은 시간이었다.

친절하고 자상한 외숙모와 외삼촌의 사랑, 그리고 무뚝뚝해 보이지만 좋은 건 다 그녀에게 챙겨주던 동생까지.

그들은 이산가족을 맞는 심정으로 유영을 품어주었다.

강이한과 오랜 시간 함께하면서 물질적으로 부족함을 느낀 적은 없지만 사실 마음은 계속해서 피폐해져 간 것 같았다.

“은지야.”

“응?”

“난 한지음을 쉽게 용서하지 않을 거야.”

유영이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그녀를 악역으로 몰아가고 현재도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그녀에게 압력을 가하는 존재들에게 이제는 반격을 해줄 시간이었다.

전에는 박연준이 준 과제 때문에 시간이 없었지만 이제는 그녀의 진짜 힘을 보여줄 때가 왔다.

“난 널 응원할게.”

소은지가 말했다.

세강 일가의 핍박을 오랜 시간 받아왔으니 이제 돌려줄 때도 되었다.

그녀에게 해를 가한 자들은 아직도 유영을 만만하게 보고 다음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들에게 정국진과의 관계를 숨긴 건 태도가 급변하는 그들의 추악한 얼굴을 보고 싶지 않아서였지만 그렇다고 괴롭힘을 당하고도 반격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유영은 조민정에게 전화를 걸었다.

“내일 오전에 기자회견을 열 생각이니까 준비해 주세요.”

“알겠습니다.”

오늘 아침까지 그냥 무시하겠다던 유영이 갑자기 정면에 나선 것이 의아했지만 조민정은 그녀의 말을 따라주기로 했다.

어차피 이대로 공격이 계속되면 그냥 무시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

유영이 반격을 준비하고 있을 때, 강이한도 고역을 겪고 있었다.

조형욱이 정국진 아내에게 보낸 문자는 바로 답장이 왔다.

답장은 아주 간결했다.

[남 신경 쓰지 말고 자기 앞가림이나 잘하라고 하세요.]

문자를 확인한 강이한은 또 깊은 분노를 삼켜야 했다.

그는 상처를 입은 맹수처럼 온갖 곳에서 짜증을 드러냈다.

“대체 뭐 하는 여자길래 이렇게 차분해? 남편한테 마음이 없는 거야?”

조형욱은 난감한 얼굴로 코끝을 매만졌다.

“아마 이 일을 크게 신경 쓰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네요.”

조형욱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