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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화

강이한에게는 뼈 아픈 실패이자, 유영을 지지하는 소은지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소은지는 생각할수록 흥이 올랐다.

유영이 말했다.

“얼굴 뒤집어진 건 당연한 거고 핸드폰 바닥에 막 던지는데 내가 다 소름이 돋더라고.”

입찰 결과가 나왔을 때 보았던 강이한의 똥 씹은 얼굴을 생각하면 유영도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지금쯤 얼마나 화가 나고 억울할까?

전에 그녀에게 넌 절대 강성건설이 요구하는 도면을 그려내지 못할 거라고 장담했던 그였다.

그는 라이벌을 쉽게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가 유일하게 능력치를 얕잡아본 사람이라면 아내인 유영이 유일했다.

그는 전업주부만이 살 길이라고 생각했던 여자에게 뼈 저리게 패배할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우리 유영이, 오구오구 잘했어.”

소은지가 그녀의 어깨를 톡톡 다독이며 칭찬해 주었다.

그렇게 얘기를 하면서 술을 마시다 보니 술맛마저 달게 느껴졌다.

그렇게 클럽에서 신나게 마시고 노는 모습은 그대로 세강 오너 일가에게 전해졌다.

또 한차례 집안이 뒤집힌 순간이었다.

한편, 유영은 늦은 아침에 눈을 떴다. 어제 마구 달리다가 언제 순정동으로 돌아왔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정장 차림의 집사와 메이드복 차림의 고용인들이 공손히 계단 입구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여기서도 알 수 있듯, 그녀의 외삼촌 정국진은 대놓고 화려함을 추구하는 성격이었다.

그는 평소 고용인들의 예의범절과 품위에도 매우 엄격했다.

“아가씨 일어나셨어요?”

유영을 발견한 집사가 공손히 고개 숙여 인사했다.

강이한과 함께 살면서 세강 일가도 꽤 화려하게 사는 편이라고 생각했었다.

처음에는 그런 화려하고 대접하는 삶에 적응하기 무척 힘들어했다.

그런 그녀에게 쏟아진 것은 진영숙 일가의 매정한 비웃음이었고 시간이 길어지자 고용인들마저 그녀를 우습게 아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때는 그들의 삶이야 말로 최상의 삶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보다 더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는 않았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정국진은 평소에도 품위나 예의범절을 따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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