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Chapter 21 - Chapter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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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장소월은 종래로 손해를 본 적이 없는 안하무인에 제멋대로인 성격이라, 언젠가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걸 연우는 일찌감치 예상하였다.장해진은 향을 다 피운 다음 휙 돌아섰다.“소월이가 도대체 어쩌다 사고를 당했는지 조사는 다 해왔나?”장해진은 비행기가 도착하자마자 급히 오는 바람에 옷조차 미처 갈아입지 못했다.그는 아주 크고 다부진 체격의 소유자였다. 손목에는 염주를 끼고 있었고 눈빛이 매서운 게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위압감을 느끼게 했다. 젊은 시절 장해진은 적지 않은 나쁜 짓을 도맡아 했는데, 한눈에 봐도 흉악한 생김새는 아니었다. 가만히 있으면 오히려 사람들에게 푸근하고 자상한 인상을 주었지만, 그의 잔인한 수법으로 인해 사람들은 장해진을 두려워했다.일찍이 손에 피를 많이 묻힌 탓이었을까, 조금이나마 죄를 덜고자 장해진은 서재에 불상을 세워놓았고 매년 절에 적지 않은 기부를 해왔다.“조사 다 끝냈습니다. 그런데 강가네 사람들 역시 이 일을 조사하는 중이랍니다. 그리고 어제... 제가 사람을 시켜 범인을 잡으려 했는데 강가네 쪽 사람들이 한 발 더 빨리 그 사람을 데려갔습니다.”“강가네?”장해진은 실눈을 뜨며 말했다.“네.”강가네라... 이 서울바닥에 그만한 힘을 가진 강가네가 그 집안 빼고 또 누가 있을까!서울 4대 재벌세가 중에서도 손으로 꼽히고, 서울의 상업경제명맥을 주름잡고 있는 강가네는 그야말로 재벌가 중의 재벌가, 진정한 상류사회의 사람들이라 볼 수 있다. 장가네는 그들에 비하면 발밑의 발판에 지나지 않았다. “소월이가 언제 강가네 사람들하고 내통한 거지? 강용인가?”“아닙니다, 다른 사람인 것 같습니다. 강용이 사람을 시켜 소월이를 다치게 한거라면 그들이 소월이를 위해 나서는 일도 없겠죠.”강용은 강가네 집안의 사생아였다. 강용이 강가네 집안에 들어가기 한참 전에, 그는 장가네와 인연이 있었다.이렇게 소월의 일에 나설 수 있는 사람은, 강가네에서는 강용밖에 없었다.오랫동안 큰일 없이 평화로운 삶을 지내다 보니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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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도련님, 차가 다 준비되었습니다. 정말 강가네로 가실 생각입니까?”“왜, 내가 가면 안 되는 곳이기라도 한가?”반듯한 셔츠에 외투를 걸친 남성이 범상치 않은 기운을 뽐내며 휠체어에 앉아 있다. 옷소매 아래로는 푸르스름한 문신이 보였는데 그 때문인지 그에게서는 어두운 기운이 뿜어져 남들이 선뜻 다가서지 못하게 했다.“하지만 부인께서...”강영수는 눈을 치켜뜨고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이건 내 일이지, 그 사람이 관여할 게 아니야!””죄송합니다, 도련님. 제가 말실수를 했습니다. 지금 바로 차로 모시겠습니다.”강영수가 집 밖에 나와 햇빛을 볼 수 있기까지는 수년의 시간이 걸렸다. 바깥세상은 그녀가 말한 것과 같이 아름답기 그지없었다.강영수는 곁눈질로 담 너머의 대추나무를 힐끗 보았다. 그곳에 걸터앉아 두 다리를 유유히 흔들고 눈을 찡긋하며 은은한 미소를 보내는 그녀의 그림자가 보이는 듯 했다.정작 눈을 돌려 그곳을 바라보니, 그 따뜻함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차가운 공기만이 감돌뿐이었다.한 시간 후, 그를 태운 차가 호화로운 별장에 도착했다. 문 입구에는 수십 명의 하인들이 두줄로 나란히 서있었다. 검은색 카니발이 천천히 대문에 들어서자, 경호원들이 앞으로 재빨리 다가와 조수석 뒷편의 문을 열어주었다.하인이 휠체어를 밀고와 강용수를 그곳에 앉혔다. 줄 서 있던 하인들이 일제히 큰 소리로 말했다.“집에 돌아오신 걸 환영합니다, 도련님!”강영수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강가네 고택을 얼마 만에 와보는 것인지 그는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아이고 우리 수 왔구나~”불현듯 멀지 않은 곳에서 걸걸한 소리가 들려 뒤를 돌아보니, 환갑을 넘긴 노인이 지팡이를 짚고 이곳으로 오고 있었다.강병준이 다급히 말했다.“어머니, 천천히 하세요.”강영수는 노인이 다가오는 것을 보자 창백한 입술을 천천히 뗐다.“할머니.”그러자 할머니는 눈물을 보이셨다.“네가 드디어 할미를 보러 오는구나.”영수는 머리를 끄덕였다. 그는 뒤에 서 있는 중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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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괜찮습니다. 이곳에 제 자리는 없는 것 같아요. 돌아오면 누군가의 눈에 거슬리는 존재가 될까 두렵기도 하고요.”조금은 냉랭한 말투였다.그 말을 들은 할머니의 눈빛이 순식간에 차가워지셨다.“누가 그러더냐? 우리 강가네 손자라고는 오직 너밖에 없단다. 너는 커서 가업을 물려받아야 한다. 네가 이곳 사람이 아니면, 누가 이곳 사람이란 말이냐?”강영수는 모르고 있었다. 강병준이 심유를 아내로 맞이한 다음, 강용은 강가네 고택에 한 발자국도 들이지 못했고 강가네 모든 사람들에게 인정 받지 못했다는 것을.“영수야, 말하는 태도에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구나. 그 사람이 여태 너를 이렇게 가르쳤니?”“저를 어떻게 교육해왔는지... 아버지가 관여할 수 있는 게 아니예요!”손안의 젓가락을 꽉 움켜쥔 영수의 손등에는 핏줄이 선명히 돋아나 있었다. “오랜만에 와서 할머니에게 불편을 끼쳐드릴 전혀 생각은 없었어요. 죄송해요, 할머니.”영수가 심상치 않다고 느낀 할머니는 피골이 상접한 손으로 그의 손등에 살며시 얹으며 물었다.“수야, 무슨 일이냐 도대체? 누가 너를 괴롭히고 있는 거냐? 이 할미에게 다 말하렴... 내가 도와줄 수 있단다!”“그럴 필요 없으세요.”영수는 젓가락을 놓고는 티슈를 뽑아 입 주변을 닦고는 옆에 있는 사람에게 눈길을 보냈다.“사람은 도착했는가?”집사가 말했다.“이미 문밖에 계십니다.”영수는 손을 안쪽으로 휘휘 저었다.그 손짓을 본 집사는 문밖에 신호를 보냈고 뒤이어 두 명의 경호원들이 검은색 티셔츠를 입은, 온몸에 상처를 입은 사람을 끌고 와 그대로 바닥에 내동댕이쳤다.강병준은 바닥에 있는 사람을 유심히 살펴보더니 놀라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강용?”그의 얼굴 곳곳에는 멍이 들어있었고 두 손은 부러져 이상한 모양으로 구부린채 엎드려 거의 반혼수 상태로 꼼짝도 하지 못했지만, 눈빛은 여전히 매서운 기운을 뿜고 있었다.할머니는 혐오스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재수 없는 놈. 수야, 이놈은 왜 데리고 왔느냐?”강병준은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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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병원에 입원한 지 보름 만에 퇴원했다. 이 시간 동안, 장소월은 마냥 가만히 있지만은 않았다. 몸을 회복하는 동시에 시험지도 잊지 않고 몇 세트 풀었다.그 사이 전연우는 아무리 바빠도 꼭꼭 와서 장소월이 풀었던 시험지를 봐주곤 하였는데 틀린 곳을 발견하면 제때 알려줬고 차근차근 설명도 해주었다.쉬는 시간, 전연우는 평소에 장소월이 시간을 느긋하게 보낼 수 있게 하려고 그녀의 핸드폰에 몇몇 자신의 회사에서 새로 개발한 심심풀이용 게임을 다운로드해주었다.하지만 장소월은 게임을 거의 하지 않았고 대부분 시간을 공부에 투자하였는데 몇 개월 남지 않은 중간고사가 장소월이 장가네를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였기 때문에 열심히 해야만 했었다.‘전연우와 장해진의 싸움에서 멀어져야 해...'전연우는 장소월의 퇴원 절차를 도와주었다. 가슴에서 느껴지는 약간의 통증은 가시지 않았지만, 전보다 많이 좋아졌고 몸의 상처도 겉의 딱지가 거의 모두 벗겨지고 그 위에 새로운 피부가 생겨나기 시작했지만 가려운 건 어쩔 수 없었다.이번에 전연우가 장소월한테 그나마 시간을 투자한 것은 단지 장해진에게 보여주기 위함이었다.밖에서 모두가 말하기를 전연우는 그저 장해진이 옆에서 키운 개에 불과하다고 한다.하지만 장소월만이 알고 있었다. 사실 전연우는 한 마리의 호시탐탐 목표물을 노리고 있는, 어둠 속에서 배회하고 있는 야생 늑대라는 것을.언제든지 사람을 눈 깜빡 안 하고 죽일 수 있는 짐승이라는 것을 말이다.그는 무엇을 하든지, 그가 하는 일거수일투족은 모두 다 철저히 계산된 행동이었다.그의 친절은 여태껏 헛되이 준 적이 없다.장소월은 전연우의 뒤를 따라 아우디 차 앞으로 갔다.이미 조수석 뒷좌석에 앉아 있는 백윤서를 보자마자 장소월은 유리창 하나를 사이에 두고도 백윤서에게서 흘러나오는 긴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차 앞으로 돌아 운전석 문 앞에 서서 장소월을 바라보던 전연우는 무엇을 발견했는지 대뜸 설명하기 시작했다. “오늘 네가 퇴원했잖아. 마침 윤이도 같이 데리고 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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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소월아.”장소월은 비몽사몽 해서 눈을 떴다. 그녀의 눈에 전연우의 예리하고도 어딘가 음침한 눈동자가 들어왔다. 장소월은 아직 잠에서 덜 깬 듯, 몇 초 동안 멍하니 있다가 이내 정신을 차리고는, 반응이 다소 과하게 몸을 뒤로 젖혔다. “오빠... 왜... 왜 그래요?”전연우는 그녀를 차갑게 보면서 말했다. “집에 도착했어. 어서 내려.”“아... 네...” 전연우는 곧바로 차에서 나왔고 장소월이 안전벨트를 풀려던 찰나, 차 위에 붙어있는 스티커를 보고는 곧바로 뜯어버렸다.그리고 차 위에 놓인 물건들, 냄새를 제거하는 향수까지 모조리 깨끗이 치웠다.장소월이 차에서 내리자, 전연우는 그녀의 손에 들려있는 물건을 보았지만 모두 각자의 침묵을 지키며 서로 입을 열지 않았다.괜히 어떤 말을 꺼냈다가 자칫하면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더 멀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였다.장소월이 현관문에 들어서자, 아줌마가 반겨주셨다. “오늘 집에 손님이 오셨어요. 일단 먼저 손부터 씻고 나서 밥 드세요.”장소월은 의문이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손님? 누구요?”“아가씨 담임 선생님이라던데요.”‘강만옥?’장소월은 순간 가슴이 꽉 막힌 것만 같았다. ‘강만옥이 어떻게 여기에 왔지?’‘일부러 장해진인데 접근하려고 왔나?’‘아니면 전연우와의 계획이 앞당겨졌나?’장소월은 손이 덜덜 떨렸고 눈 밑에 어두운 빛이 순식간에 스쳐 지나갔지만 너무나도 빨라 그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였다.“그럼 강 선생님은요?”그녀는 지금 서재에서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듣자니 네가 학교에 있었던 그 일 때문이라고 한다.전생에 장소월에게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아마도 그녀가 다시 태어나면서 원래의 운명이 흘러가야 하는 방향을 바꾸었기 때문에 지금의 어떤 일도 함께 바뀐 것 같았다.전연우는 그녀를 지나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 백윤서의 곁으로 갔다.그때 위층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아버님,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소월에 관한 일은, 이후에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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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마음을 가다듬고 식탁에 돌아와 앉았다.장해진은 모처럼 나에게 관심을 주었다. “강 선생님이 말하기를 요즘에 성적이 아주 좋다며 지난번보다 진보가 아주 많다는데 어떤 보상을 원하는지 한번 말해보렴, 내가 다 들어주마.”평소에 장해진은 장소월에게 아주 엄격하였기에 밥상머리에서도 말을 많이 하지 않았다.강만옥이 나타나서 그런지 기분이 아주 좋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장소월은 이때다 싶어 한 가지 요구를 부탁했다. “이번에 수능시험 다 보고 친구들과 함께 해성에 가서 놀고 싶어요. 그럴 수 있나요, 아버지?”“그래, 갈 때 운전기사를 데리고 가는 것이 좋겠어. 혼자는 위험해.”장소월은 크게 기뻐하는 내색이 없이 입꼬리만 살짝 올라갔다. “감사합니다, 아버지.”그러자 강만옥은 한마디 끼어들었다. “소월이 해성에 가서 바다를 보는구나? 듣기로는 그곳이 풍경이 아름답기로 소문이 났다던데... 수능 시험 다 보았으니 제대로 휴식은 해야지.”장소월은 대충 대답했다. “제가 오래 안 나가 놀긴 했어요.”옆에 있던 하인이 강만옥에게 주스를 따라주었다. “다니고 싶은 대학교 결정했어? 만약 사범대라면, 지금 네 성적으로 보았을 때 막판에 스프린트 하면 기회가 있어 보이긴 하는데.”서울사범대학교, 명문대학 중에서는 중간 정도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경쟁이 너무 치열하지는 않았다. 더군다나 장소월의 문과 성적이 비교적 좋았기에 합격할 가능성은 그래도 컸다.전연우는 장소월의 성적 수준을 모를 리가 없었다. 병원에서도 장소월이 푼 시험지를 많이 봐줬기에 지금 장소월의 능력으로 보았을 때 서울대에 합격하고도 남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서울대학교는 국내에서는 최고의 대학교였다.장소월은 밥을 몇 숟가락 먹고는 담담하게 말하였다. “아직 생각 중이에요. 이제 나중에 보려고요.”“그래, 그때 가서 생각해 봐. 선생님이 네가 학습 계획 세우는 것을 도와줄 수도 있어. 너도 잊지 말고 공부 열심히 해야 해.” 강만옥은 그녀에게 신경을 많이 쓰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전생에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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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두 사람이 전후로 서재에 들어갔고 전연우가 문을 닫자, 압도적인 억압이 온 방 안을 엄습했다.장해진은 불상에 향을 피우며 물었다. “최근에 새로운 친구를 만들었니?”갑자기 던진 물음에 장소월은 숨이 가빠지고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하였다.“네... 네! 아버지, 혹시 제가 무슨 잘못을 했나요?”장해진은 느릿느릿 책상 앞에 가서 앉았고, 전연우는 바로 그의 옆쪽에 가서 섰다. 두 눈길이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소월아, 아빠가 너를 무섭게 했니?”장소월은 고개를 숙이고 잠시 생각하더니, 주눅이 들어 대답했다. “아니요... 아버지가 너무 엄격하셔서, 혹시라도 제가 뭔가를 잘못해서 벌을 받게 될 까봐 걱정했어요.”장해진은 이 말은 듣고는 오히려 희한했고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자기 딸이 어딘가 변한 것 같았다.예전의 퉁명스러운 성격이 많이 누그러진 것 같았다.“언제부터 강 씨 집안사람을 만나고 다녔어?”강 씨 성을 가진 친구라면 장소월은 한 명밖에 아는 사람이 없는데 설마 무슨 일이 생긴 건지 궁금했다.장해진의 사소한 원한도 반드시 갚는 성격에 따르면,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 때 장해진은 관여를 안 할 수가 없었다.이런 말들을 물어보면 유일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은... 바로...‘설마... 강영수까지 여기에 끼어들었나?’이것은 장소월이 유일하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었다.그렇지 않으면 장해진이 굳이 따로 그녀를 불러내 대화하지는 않았을 것이다.강영수에 관한 일들을 장해진한테 평생 숨길 수는 없고 지금 말하지 않아도 장해진은 나중에 분명히 다 알게 될 것이다.장소월은 아예 사실대로 말했다. “저도 요 며칠 사이에 알게 된 친구인데, 바로 우리 집 옆집에 살았어요. 지난번에 제가 뒤뜰에 있는 대추나무에 갔을 때 그와 몇 마디 나누었을 뿐이에요.”“그래?”‘강 씨 집안사람들도 남원 별장에 있다고?’장소월은 계속해서 말했다. “그 사람 이름은 강영수예요. 아버지, 그 사람 사실 좋은 사람이에요.”장해진은 일어나 장소월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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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백윤서는 잠시 밖에서 기다리다가 전연우가 서재에서 나오는 것을 보고는 바로 그에게 다가갔다. “연우 오빠, 왜 그래요? 얼굴색이 안 좋아 보여요... 그 사람이... 오빠를 난처하게 했죠?”전연우는 팔에 양복 외투를 걸쳤다. 원래 얼굴이 오만상이었지만 그녀를 보자마자 표정이 부드러워졌다. “아무것도 아니야, 들어가 봐.”차에 앉아 핸들을 잡은 채 서재에서 나눈 대화를 떠올리는 전연우의 눈빛은 날카로웠다.“이건 일주일 뒤 주최되는 자선 파티 초대장이야. 그때 내가 사람을 보내 협조하게 할 테니까, 어떻게 해야 할지 잘 알겠지?”전연우는 초대장을 받았다. “의부님, 혹시 인가네를 끌어들일 생각이십니까?”“아니, 이건 두 집안의 정략결혼이야. 너도 이제 어른이 되었으니, 가정을 꾸려야지. 지금으로서는 인가네가 너의 가장 좋은 선택인 것 같다.”“네, 의부님을 실망하게 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전연우는 무엇 때문인지 차를 세웠다. 백윤서는 이해가 안 가는 듯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연우 오빠, 왜요?”말이 끝나기 바쁘게 전연우는 갑자기 손을 뻗어 조수석에 앉아 있던 백윤서를 끌어안고 그녀의 향긋한 동백꽃 냄새를 맡았다.백윤서는 흠칫하더니 몸이 뻣뻣해져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녀가 전연우와 이렇게 오랜 세월을 함께하면서 전에 그들 사이에는 항상 큰 틈이 있는 것 같았고 아무도 그 틈을 넘을 수 있는 한 발자국을 내딛지 않았다. 설령 서로의 마음을 알고 있다 하더라도 말이다.하지만 지금 백윤서는 전연우의 이상함을 감지하였다. 줄곧 자기 분수를 알고 있던 사람이 인제 와서 적극적으로 그녀를 안다니.차 안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변하기 시작했다. 백윤서는 천천히 몸을 느슨하게 풀더니 고개를 젖히고 턱을 전연우의 어깨에 얹은 채 두 손으로 그의 등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연우오빠... 왜... 왜 그래요? 무슨 일 때문에 기분이 안 좋아요?”얼마 지나지 않아 전연우는 그녀를 놓아주었다. “윤아, 내가 최근에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네가 학교로 돌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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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장소월은 거의 빠른 속도로 답장하였다.「앞으로 또 먹고 싶은 음식이 있으면 날 불러. 내가 다 해줄게.」「알았어.」전연우는 위의 메시지를 보더니 눈빛에 많은 생각들이 담겼다.웬일로 장소월이 한 남자에게 메시지를 답장하는 모습을 본다.전연우는 원래 자신의 것이었는데 갑자기 다른 사람에게 빼앗긴 느낌이 들어 왜인지 모르게 불편했다.위의 메시지들은 모두 장소월의 핸드폰을 감시하여 얻은 내용이었다.지난번의 병원에서 장소월의 틈을 타서 몰래 감시하는 앱을 다운했던 것이었다.이어서 장소월은 강영수와 거의 30분 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모두 아이들의 일상적인 공유와 취미뿐이었다.무미건조했지만 전연우는 끝까지 모든 내용을 다 읽었다.그는 장소월이 확실히 예전과 달라졌다는 것을 알았다.이야기가 다 끝나가서야 전연우는 이에 대해 감흥이 없어졌다.시간을 보니, 8시 30분이었다. 전연우는 자기가 장소월한테 한 시간 이상의 시간을 허비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하였다.같은 시각 장가네.장해진은 술자리에 나갔고 언제 돌아올지 모르지만, 장소월은 그가 돌아오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장해진은 워낙 밖에서 여자를 많이 만드는지라 그에게 있어서 어느 곳에서 밤을 지내든지 마찬가지였다.마지막 메시지를 보낸 후, 장소월은 위층으로 올라가 샤워를 했다.사실 그 밤떡은 모두 아줌마가 만든 것이고 그녀는 그냥 밀가루를 반죽하고 물을 부어 넣는 등, 옆에서 거들기만 하였다. 장소월은 할 줄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아줌마가 너무 걱정해서 혹시라도 상처가 날까 봐 손을 대지 못하게 한 것이었다.전생에 전연우의 환심을 사기 위해 장소월은 요리부터 간식까지 미슐랭 요리사 못지않는 요리 솜씨를 발휘했었다.하긴 남자를 정복하려면 그 남자의 위부터 정복해야 한다는 말이 있었으니...전연우는 확실히 그녀의 요리 솜씨에 붙잡혔고, 나중에는 입맛이 점점 까다로워져서, 밖에서 먹는 음식도 익숙지 않게 되었다.그녀가 요리를 배우게 된 것은 전연우의 위장병 때문이었는데 방금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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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차가운 달빛이 창가에 드리웠다. 장소월은 잠옷을 입고는 아래층 거실로 내려왔다.장소월은 평소에 밤에는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아까 깨어났을 때 물을 마시고 싶었는데 주전자의 물을 다 마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아래층으로 내려온 장소월이 졸린 눈으로 돌아서자, 갑자기 소파에 앉아 있는 검은 그림자에 놀라 펄쩍 뛰었다.“악!”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소파에 앉아 있던 사람은 일어나 벽에 있는 불을 켰다.눈 부신 불빛에 장소월은 눈을 가늘게 뜨고서야 비로소 사람이 똑똑히 보였다.“오빠가 왜 여기에 있어? 아직도 안 돌아간 거야?”거실에는 은은한 술 냄새가 났는데 전연우한테서 나는 냄새였다.‘방금 술자리에서 돌아왔나?’‘아니... 가서 백윤서와 같이 있는 것이 아니라 여기에 와서 뭐 하는 거지?’전연우는 원래 치밀한 사람이라, 그와 8년 동안 부부였는데도 그의 속내를 짐작할 수 없었다.‘도대체 무슨 속셈인 거야?’말을 하고 있는데 전연우는 서서히 다가오면서 둘 사이의 거리를 좁혔다.장소월의 뒤에는 벽이 있어 물러설 길이 없었다.그는 앞으로 걸어가서, 눈빛으로 여자아이를 힐끗 보았다.아무리 그의 가벼운 눈빛일지라도 장소월은 여전히 포착할 수 있었다. 전연우 눈 밑의 이상한 기색도.그의 호흡이 잠시 흐트러졌다.장소월이 아는 바에 의하면, 전연우는 함부로 하는 습관이 없다.백윤서가 사고가 나기 전뿐이었지만.그녀가 죽은 후, 전연우는 사치스러운 생활에 취해 수많은 여자와 놀아났었다.장소월은 알고 있었다. 현재 장해진이 있는 한, 전연우는 그녀를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장소월의 속눈썹이 가볍게 흔들렸다. 눈치채지 못한 척 도망치려 했다.그러자 전연우는 갑자기 손을 뻗어 벽을 짚더니 그녀의 앞길을 막았다.장소월은 순간 숨이 멎는 듯했고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오빠... 오빠... 또 무슨 일 있어요?”심장이 빠르게 뛰었고 이는 점점 더 빨라졌다. 예리하게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그 눈빛은 아무리 두꺼운 갑옷을 입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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