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지나친 복수와 놓쳐진 사랑: Chapter 841 - Chapter 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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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1화
여전히 기침을 하던 도윤은 지아를 문 앞에 데려다주고 몇 마디 당부한 뒤 자리를 떠났다.지아의 몸이 남들보다 약한 데다 자신의 병도 채 낫지 않아 밀폐된 공간에서 바이러스가 아이와 지아에게 옮을까 봐 걱정되었던 것이다.두 사람의 안전을 위해 도윤은 몸이 완전히 회복되면 다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게다가 지아가 이제 겨우 곁에 남는 것을 허락했는데 이럴 때일수록 지아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면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이윽고 지아에게 단검을 건네며 마음대로 밖을 나가지만 않는다면 안전하다고 말했다.지아가 방으로 돌아왔을 때 하빈과 소망은 한창 재밌게 놀고 있었다.소망은 하빈의 얼굴에 별과 달 스티커를 잔뜩 붙이고 목에는 목걸이를, 귀에는 귀걸이를 하고 열 손가락에 인조 손톱까지 붙여놓았다.하빈은 요술봉을 들고 변신하고 있었다.“요리조리 마술...”한 바퀴를 돌기도 전에 문 앞에 서 있는 지아를 보고 미소가 굳어버렸다.“흠! 아가씨 빨리 오셨네요.”‘임강욱은 대체 어디서 이런 사람을 데려오는 걸까? 왜 하빈 씨가 소망이보다 더 신나 보이지?’“제가 괜한 부탁을 드린 건 아니죠?”“아닙니다. 소망 아가씨께서 무척 얌전하세요. 시간도 늦었는데 전 이만 가볼게요.”“소망아, 하빈 삼촌한테 인사해야지.”소망이 손을 흔들었다.“삼촌 안녕.”그러다 소망이는 다시 무언가 떠오른 듯 몇 걸음 앞으로 나아가 하빈의 손을 잡았다.“강욱 삼촌은 어딨어요?”지아가 설명했다.“삼촌 병 다 나으면 다시 올 거야. 착하지, 하빈 삼촌은 이제 쉬러 가야 해.”“아.”강욱 삼촌도 함께 돌아올 거라고 기대했던 소망의 눈에는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혹시 엄마와 삼촌 사이에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왜 강욱 삼촌이 며칠째 안 보이고 대신 하빈 삼촌이 오는 걸까? 앞으로 강욱 삼촌을 못 보는 걸까...’한번 싹튼 생각은 뿌리를 박고 싹이 트고 잎이 피는 씨앗처럼 시간이 갈수록 커져만 갔다.이틀이 더 지났지만 도윤은 여전히 돌아오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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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2화
아이를 잃어버렸다. 그녀가 운동하는 틈을 타 몰래 도망친 것이다!항상 착하고 순종적이었던 소망이가 임강욱을 찾으러 몰래 나갈 줄은 정말 몰랐다.이 배가 어떤 곳인지, 얼마나 많은 변태들이 있는지 아이는 모른다.특히 이렇게 작고 예쁜 여자아이가 누군가의 표적이 된다면?이 세상에는 돈 많고 미친 사람들이 많았고, 단순 협박보다 더 무서운 후과를 초래할지도 모른다.예를 들어 여자 다리와 머리카락을 좋아하는 일부 사람들이 다크웹에 미션을 올리면 전문적으로 전 세계에서 적합한 후보자를 찾는 사람들이 있었다.타깃이 확정되면 그들은 온갖 신분으로 위장해 접근한 뒤 여자들에게 데이트라는 명목으로 해외여행을 가서 팔아넘기기도 했다.일부는 장기나 신체가 팔려 가고, 가치가 떨어지면 변태들에게 팔려 가 불구가 된 수집품이 되기도 했다.그리고 이 유람선에는 그런 변태들이 많았다!무너지기 직전인 지아는 소망이 하빈을 따라잡아 모든 게 무사하기를 기도할 뿐이었다.도킹을 앞둔 상황에서 이런 때일수록 아무런 문제도 일으키지 않는 것이 중요했다.힘들게 되찾은 아이인데 반드시 무사해야 했다.지아는 가발과 마스크를 쓰고 아무 옷이나 걸치고 서둘러 문을 나섰다.아이가 살아있다는 걸 몰랐으면 오히려 그녀의 삶이 조금 나았을까?한번 행복했던 순간을 맛보고 나니 잃는 게 더욱 두려워졌다. 모공 하나, 숨결 하나에도 두려운 기색이 가득했다.지아는 당황한 나머지 도윤의 방으로 달려가다가 바닥에 힘없이 주저앉고 말았다.항암치료의 부작용은 줄어들었지만 아직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기에 풀썩 주저앉는 탓에 눈앞이 어지러웠다.잠시 진정하고 일어날 준비를 하는데 지아의 눈앞에 여자의 하이힐이 나타났다.검은색 가죽으로 둘러싸인 굽이 얄쌍한 하이힐이었다.하얀 여자의 피부가 검은색 그물 스타킹과 선명한 대비를 이루었다.“아가씨, 도와드릴까요?”여자의 매혹적인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지아의 시선이 가느다란 다리를 타고 천천히 올라가자 하이웨이스트 짧은 치마에 검은색 티를 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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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3화
지아의 머릿속은 순식간에 폭발할 것만 같았고, 불길한 예감이 밀려왔다.“봤어요? 어디 있어요?”조이가 지아를 향해 손가락을 까딱거렸다.“나랑 같이 가요. 내가 데려다줄게요.”여자의 말은 악마의 유혹이었다.‘만약 아이가 손에 있다면 바로 넘겨주면 그만인걸, 왜 굳이 나까지 데려가려는 걸까.’지아는 아이 말고 자신도 타깃 중 하나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배후에 숨어있던 살인자일까?’아니, 그녀였다면 이런 식이 아니라 더 쉽고 거친 방법을 택했을 것이다.이 여자는 A국 억양을 사용하긴 했으나 A시 출신은 아닌 것 같았고, 외모도 본 적 없는 얼굴이었다.오래된 원한이 아니라면 새로운 원수일 것이다.지아는 만일을 대비해 며칠 전 강욱이 준 단검에 손을 가져갔다.그리고는 차분한 얼굴로 모르는 척 물었다.“정말 아이가 당신과 함께 있나요? 다행이네요. 너무 어려서 잃어버리면 위험에 빠질까 봐 걱정했는데. 그쪽은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아니나 다를까, 지아의 칭찬을 들은 조이의 입가에 승리의 미소가 번졌다.지아의 무지와 어리석음을 조롱하는 것 같았다.“저도 지나가다 봤어요. 배가 안전하지 않아서 일단 제가 데려갔죠. 급하게 다니는 걸 봐서 그쪽 아이가 아닐까 추측했고요.”“그럼 빨리 저를 데려다줘요.”지아는 매우 불안한 표정이었다.조이가 웃으며 말했다.“너무 걱정하지 마. 지금 바로 데려다줄게요.”여자가 돌아서는 순간 지아의 표정이 바뀌며 재빨리 손을 썼다.지아는 여자의 종아리를 발로 찼고, 상대가 무의식적으로 무릎을 꿇으려는 순간 태클을 걸어 여자의 목에 칼날을 들이댔다.“내 아이를 돌려주지 않으면 당신 죽여버릴 거야!”지아는 자신의 힘이 충분하지 않기에 기회는 단 한 번의 공격뿐이란 걸 알고 있었다. 상대에게 숨을 돌릴 기회를 주면 자신은 죽는다!하여 매끄럽게 일련의 동작을 취한 지아는 상대가 아무리 빠르게 반응을 해도 이미 칼끝을 목에 겨누고 있었다.“그렇게 안 봤는데 꽤 매섭네요.”조이는 전혀 긴장하지 않고 오히려 조롱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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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4화
어느 정도냐면, 화장기 하나 없이 파운데이션도, 쉐딩도, 립스틱이나 눈썹 하나 칠하지 않았는데도 지아의 피부는 새하얗고 섬세했으며, 말랑한 입술은 자연스러운 핑크빛을 띠고 있었고, 눈썹은 그리지 않아도 짙었으며 오똑한 코에 자연스러운 이목구비가 입체적이고 뚜렷했다.지금 지아가 차갑게 노려보고 있어도 조이는 그녀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예쁘다고 생각했다.지금껏 수많은 여자를 보았지만 맨얼굴로 눈앞에 있는 여자와 비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어쩐지 내가 최선을 다해 유혹했는데도 그 남자는 꿈쩍하지도 않더라.’이렇게 예쁜 여자를 봤는데 다른 게 눈에 들어올 리가 없었다.조이가 손을 뻗어 지아의 뺨을 쓰다듬었다.“얼굴이 정말 예쁘네.”지아는 홀린 듯한 여자의 표정을 보며 전혀 자신을 죽이러 온 사람 같지 않았다. 예전에 그녀를 노리고 왔던 사람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당신 대체 누구야, 무슨 목적으로 이러는 거야? 돈 때문이라면 아이는 보내주고, 돈은 원하는 만큼 불러.”도윤과 이혼했을 때 2천억을 받았고, 매년 회사 주식 배당금과 도윤이 전에 준 돈까지 합치면 지아의 계좌엔 천문학적인 액수의 금액이 있었다.예전에는 도윤에게 들킬까 봐 감히 쓰지 못했지만, 지금 이 순간 딸에게 무슨 일이 생기는 것보다는 차라리 노출되는 게 낫겠다 싶었다.“오호, 후하기도 하셔라. 얼마나 줄 수 있는데?”지아도 바보가 아니었기에 상대가 자신이 누구인지 모른다는 걸 알 수 있었고, 지아 스스로도 정체를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 그리하여 많지도, 적지도 않은 금액을 불러 협상할 여지를 두려 했다.“20억.”납치범에게는 결코 적지 않은 액수였다.조이가 손을 뻗어 지아의 뺨을 만졌다.“꽤 솔깃하지만, 난 돈에 관심 없으니까 날 탓하지 말고 그 남자를 원망해.”지아는 혼란스러웠다.‘아프리카에 있는 남자?’“사람 잘못 본 거 아닌가요? 제 전남편은 아프리카에 있고 우리는 몇 년 동안 연락이 끊겼어요.”“쯧쯧, 순진한 얼굴을 하고서 사람을 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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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5화
이틀 동안 도윤은 몸이 전보다 훨씬 나아졌지만 여전히 기침은 멈추지 않았다.진봉과 진환도 곧 A시에 도착할 것 같아 배에서 슬그머니 내렸다.그동안 배에서 체결한 계약서를 제때 돌려보내고 회사의 몇 가지 문제를 처리해야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배에서 내렸을 때 지아가 의심하지 않도록 미리 준비하기 위함이었다.평온하고 조용한 나날이 지속되고, 하빈은 하던 대로 지아에게 음식을 가져다주러 왔다.그런데 날이 밝기도 전에 깜짝 놀랄 일이 생길 줄이야.누군가 하빈의 방문을 두드렸다. ‘이 시간에 올 사람이 없는데, 설마 지아인가?’표정이 확 변한 도윤은 마침 회의 중이었기에 미처 옷을 갈아입을 시간도 없었다.도윤이 하빈에게 눈치를 주자 하빈이 먼저 문 앞으로 다가가 살펴보았다.“아무도 없어요.”문을 열고 몸을 내밀어 보니 아무도 없고 문 앞에 상자만 놓여 있었다.“이상하네. 웨이터가 보낸 작은 선물일까요?”호기심에 상자를 열어본 하빈은 안에 든 사진을 보고 충격에 상자를 떨어뜨렸다.“보스, 사모님과 아가씨한테 큰일이 생겼어요!”그 말 한마디에 온라인 회의 중이던 도윤은 서둘러 중단하고 헤드폰을 벗고 컴퓨터 전원을 껐다.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난 도윤이 하빈에게 물었다.“뭔데?”하빈은 상자를 들고 뛰어왔다.“보스, 이거 보세요.”상자 안에는 사진 두 장과 작은 흰토끼 인형이 들어 있었다.사진 속에는 잠옷 차림의 소망이가 뭘 봤는지 눈물이 가득 맺혀 있는 모습이었고, 다른 사진에는 그날 밤 조이의 모습처럼 밧줄로 기둥에 묶여 있는 지아의 모습이었다.젠장!도윤은 분노가 폭발하기 직전이었다.그래도 여자라고 적당히 참아주었고 그날로 정신을 차릴 줄 알았는데, 목표를 지아로 변경할 줄이야.‘천국의 길을 열어줬는데, 본인이 기꺼이 지옥의 길을 가겠다면야.’“사람 불러서 나랑 같이 가.”“네, 보스.”도윤은 화장 할 시간이 없어 가면으로 얼굴 전체를 가렸다.그러고는 대충 외투를 집어 들고 빠르게 밖으로 향했다.기억을 더듬어 그날 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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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6화
조이에게 약물을 투여받은 지아는 몸이 나른해지고 머리가 어지럽고 무거워 나며 반응이 둔감해졌다.지아는 조이가 말하는 게 들리긴 했지만 몇 초 후에야 겨우 반응할 수 있었다.머리로는 도망가고 싶어도 손발이 말을 듣지 않고 나른해나며 힘이 하나도 없었다.자신도 주사를 맞았는데 소망이는 어떻게 됐을까?‘어디 있지, 변태들이 무슨 짓이라도 하면 어떡하지?’지아는 강제로 옷이 갈아입혀지고 화장하고 머리까지 치장했다.조이는 화려하게 꾸미고 달처럼 차갑고 고고한 표정을 짓고 있는 여자를 바라보았다.“하느님도 참 후하셔. 너한테 이런 얼굴을 다 주고.”조이는 변태처럼 지아의 얼굴을 어루만졌다.지아는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역겨웠고 미약한 목소리로 말했다.“우릴 안 보내주면 후회할 거야. 내 전남편이 너희를 가만두지 않아...”“허, 네 말대로 전남편이잖아. 네 내연남이나 관리 잘해.”“우린 그냥 친구야.”“너랑 무슨 사이든 날 건드렸으니까 복수할 거야. 죽는 것보다 더한 고통을 안겨줄 거라고.”“대체 뭘 하려는 거야?”“곧 알게 될 거야.”지아의 눈은 가려지고 몸은 새장 같은 좁은 공간에 갇혔다.“이거 놔!”약물의 영향으로 지아는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정확히 알지 못했고, 머릿속에는 오직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소망이, 아이는 어디 있지?’그러다 귓가에 앳된 목소리가 울렸다.“삼촌 어디 있어요?”“착하지, 곧 삼촌을 만나게 될 거야.”“소망아! 소망아, 어디 있니?”“엄마!”눈 앞을 가리던 무언가 사라지고 몇 초가 지나서야 겨우 빛에 적응하자 자신과 똑같이 은색 드레스를 입은 소망이가 보였다.두 사람만이 두 개의 철창에 갇혀 있었다.“엄마!”소망의 손가락이 난간을 움켜쥐고 정신이 또렷한 걸 보아 약을 먹지는 않은 것 같았다.지아는 서둘러 어린 딸을 달랬다.“무서워하지 마. 엄마 여기 있어.”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미 저녁 시간이 지났다는 것이었다.하빈은 자신이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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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7화
지아도 이런 말까지 하고 싶지 않았다.평생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을 정도로 증오했던 그 사람인데, 결국 자신이 곤경에 처하게 되자 그 사람 명분으로 위험에서 벗어나다니.“못 믿겠으면 인터넷에서 찾아봐. 우리만 풀어주면 오늘 일은 없었던 일로 하고 추궁하지 않을게.”조이 주변 사람들도 그녀를 말리기 시작했다.“누님, 이 여자 정말 뭔가 있는 것 같은데 건드리지 말죠. 저런 부자들 함부로 건드렸다가 발 빼기 쉽지 않아요.”“그래요. 복수하는데 인생까지 걸 필요는 없죠.”조이는 몇몇 사람들을 차갑게 노려보았다.“닥쳐, 이 겁쟁이들아. 이도윤의 전처라는 말을 믿어? 그럼 나는 옥황상제의 사생 딸이다.”입으로는 이렇게 말하면서도 조이의 손은 멈추지 않고 곧바로 인터넷에 검색했다.이도윤, 그는 확실히 기혼으로 등록되어 있었다.하지만 이혼 소식도, 전처 소식도, 심지어 현재 아내의 사진도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이 년이 감히 나한테 거짓말을 해! 이혼한 적도 없는데 전처는 무슨, 네가 직접 봐!”‘그럴 리가.’지아가 전에 검색했을 땐 백채원의 사진과 정보는 지워지고 배우자 이름에 자신이 등록되어 있었다.그런데 왜 지금은 바뀐 걸까? 기혼이라는 것만 적혀 있을 뿐 이름도 사진도 없었다.지아는 자신의 거짓된 죽음 이후로 국내 각 언론에서 저마다 어그로를 끄는 탓에 화가 난 도윤이 모든 플랫폼과 언론을 정리했다는 걸 모르고 있었다.과거를 완전히 지우고 결혼한 상태만 남겼다.도윤의 마음속 아내는 줄곧 지아 한 명이었으니까.이 행동이 지아에게 이런 파멸을 가져올 줄이야.“아니야. 내가 진짜 그 사람 전처 맞아. 증명할 수 있어...”“이게 아직도 날 속이려고 하네.”조이는 짜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래, 당신이 전처라고 쳐. 이미 이혼한 마당에 누가 당신을 신경 써? 마지막으로 물을게. 이 약, 당신이 마실래, 딸한테 먹일까?”“안 돼!”지아가 소리쳤다.“내가 마실 테니 아이는 놔둬, 다치게 하지 말고.”“진작 그럴 것이지.”지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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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8화
살아있는 사람은 당연히 딱딱한 물체보다 더 환영받았고, 손님들은 일찌감치 번호를 받고 입장한 뒤 오늘은 어떤 사냥감이 있나 기대 중이었다.오프닝에 앞서 조이는 누군가 제재한다는 연락을 받았고, 당연히 누구인지도 잘 알았다.“생각보다 빨리 오네. 계속해.”“누님, 상대가 만만치 않습니다. 왕 매니저도 굽신거릴 정도입니다. 이번에 보스도 배에 안 계시는데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저희는 감당 못합니다.”조이는 팔짱을 끼며 말했다.“어떤 대단한 상대라도 배에 탔으면 우리 규칙에 따라야 해. 잊지 마, 여긴 우리 구역이야. 하느님이 와도 어쩔 수가 없으니 배에 탄 승객들이 돈을 쓰는 거야. 그 규칙이 깨지면 앞으로 누가 오겠어?”“하지만...”조이는 짜증 난 듯 손을 내저었다.“말해. 사람 얻고 싶으면 능력을 보여주라고.”“누님, 그 여자가 이도윤을 언급했는데 이도윤이 직접 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멍청아, 뉴스 안 봐? 이도윤은 지금 아프리카에서 반년 넘게 지내고 있어. 그 남자가 무슨 악마야, 천사야? 날개 달려서 여기로 날아오게.”조이가 콧방귀를 뀌었다.“허풍 떠는 걸 보아 얼마나 대단한지 직접 봐야겠어.”“누님, 아무래도 이번 일 마음에 걸립니다. 저 두 사람 배에 탄 게 사실은...”“됐어, 헛소리 그만하고 곧 시작할 텐데 가서 준비나 해.”조이가 이런 상황을 만든 이유는 전부 도윤을 후회하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이젠 눈에 뵈는 게 없었던 조이는 그날 밤 당한 굴욕만 생각하면 증오에 이가 갈렸다.자기에게 약을 그렇게 먹여놓고 풀 곳도 없이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게 했다. 하마터면 죽는 줄 알았던 조이는 그날 밤을 어떻게 보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1분 1초 개자식을 떠올릴 때마다 천배, 만 배로 갚아주리라 다짐했다.도윤도 이 소식을 듣고 가만 둘 리 없었다.“보스, 제가 알아보니 그 여자 이 배에서 2인자로 불린답니다. 사장은 오늘 없고 그 여자 마음대로 한다는데, 아무래도 보스를 노리는 것 같습니다. 배에 저희 쪽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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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9화
예로부터 가난한 사람은 부자와 싸우지 않고 부자는 나라와 싸우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이씨 가문이 백년 동안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히 사업적인 배경 때문은 아니었다. 윗선의 힘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현재의 지위에 도달할 수 없었을 것이다.아무리 부자일지라도 이런 힘이 없으면 남에게 휘둘릴 수밖에 없었다.도윤이 이번에 움직이면 많은 사람들의 이익을 건드리는 게 될 거고, 그렇다면 본인의 앞날에도, 가문에게도 큰 위기를 불러오는 격이라 현명한 선택이 아니었다.그런데 아내와 자식이 다른 사람 손에서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 도윤은 달리 방법이 없었다.이것만이 지아를 구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하고 유일한 방법이었다.도윤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난 이미 돌이킬 수 없어.”하빈은 진봉이나 진환과 달리 뒤에 숨어서 도윤을 도와주는 역할이었고, 쉽게 대외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그런 하빈이 나타났다는 건 도윤의 앞날이 점점 더 위험해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보스...”“배에 있는 부하들에게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라고 명령해.”하빈은 한쪽 무릎을 꿇고 대답했다.“네.”애초에 이 길에 들어섰을 때부터 많은 세력들과 맞붙기로 선택한 것이나 다름없었다.어쩌면 그동안 그의 편에 섰던 사람들이 등을 돌리고 공격하는 날카로운 무기가 될지도 모른다.이 세상에는 언제나 이익만이 최우선이었으니까.가장 좋은 해결책은 배후의 보스가 그들을 풀어주는 것이었지만, 보스는 그곳에 없었고 연락이 닿지 않았다.조이는 개인적인 원한을 대외적인 일로 풀 생각이었다.이것이 큰 문제가 되면 여러 세력의 저울이 기울어지거나 무너질 것이고, 도윤도 공공연한 표적이 될 것이다.일단 자신이 움직이면 어떤 결말을 초래하는지 알면서도 지아를 위해서라면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그게 도윤 자신의 앞길을 막는 짓이라도.도윤은 다시 가면을 썼다.“가자.”그 시각 무대로 향하는 지아를 바라보던 조이의 눈에서 광기 어린 표정이 번뜩였다.“임강욱은 아직 안 왔어?”왕 매니저는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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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0화
도윤은 사람들 틈에 섞여 경매장에 들어섰다.경매가 시작되기도 전에 시끄럽고 흥분된 목소리가 들려왔다.“오늘 밤 멋진 미녀가 나온다고 들었어.”“나도 들었어, 좋은 물건이라고.”“지난 며칠 동안 심심했는데, 내리기 전에 한판 그게 노는 게 어떤가?”행사장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가면을 쓰고 추악하고 더러운 얼굴을 감추고 있었다.도윤이 자리에 앉은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누군가 다가왔다.“임 선생님?”다리를 꼬고 앉은 도윤은 거물의 아우라가 대단했다. 매일 지아 앞에서 공손하게 굽신거리던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었다.“맞습니다.”남자의 기운에 원한에 찬 귀신들마저 물러갈 지경이었다.“선생님께 전하라는 편지입니다.”편지를 열어보니 역시나 같은 글씨체로 적혀 있었다. 종이를 펼쳤을 때 하빈은 도윤의 손에 불거진 핏줄을 발견했다. 화가 난 게 틀림없었다.“보스가 말씀하시길 거부하시면 두 모녀가 남들의 장난감이 되는 걸 보게 될 거라고 했습니다.”장난감이라는 단어가 도윤을 무자비하게 자극했고, 그는 당장에 편지를 산산조각 냈다.“가서 몸 깨끗이 씻으라고 전해.”“동의하시는 겁니까?”도윤이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죽기를 기다리라고.”이 말이 다른 사람의 입에서 나왔다면 농담에 불과할 수도 있겠지만, 도윤의 입에서 나온 이상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었다.도윤은 이미 미쳐버리기 직전이었고, 지아를 위해서라면 다른 건 안중에도 없었다.지아만 넘겨받으면 모두가 무사할 수 있었다.하빈은 마음속으로 제발 일이 커지지 않기를 남몰래 기도했다.도윤의 재력으로 지아와 소망이를 모두 넘겨받는 건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상대가 일부러 방해를 해서 걷잡을 수 없이 일을 크게 만들까 걱정이었다.만약 수면 위로 드러난 세력을 움직이면 도윤은 권력 남용자로 낙인찍히게 된다.그 뒤에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지 상상만 해도 끔찍했다.도윤의 말이 전해졌을 때 조이는 이미 다른 옷으로 갈아입고 립스틱을 바르고 있었다.이 말을 들은 조이는 립스틱을 거울에 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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