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생은 반드시 해피엔딩의 모든 챕터: 챕터 631 - 챕터 640
693 챕터
제631화 의사로 위장
“아니, 민설아가 어떻게 그렇게 빨리 석방될 수 있어요? 이건 말도 안 돼요.”나는 노성민에게 물었다. 이건 모든 절차를 거스르지 않았다면 민설아는 지금 체포된 상태여야 했다.노성민은 눈살을 찌푸리며 대답했다.“아마도 민설아의 변호사가 뭔가 방법을 생각해 냈을 거예요. 민설아는 오랫동안 해외에서 부유하고 권력 있는 사람들을 많이 치료해 줬을 테니 아마도 많은 인맥과 수단을 갖고 있을 겁니다.”정아는 눈을 희번덕하게 뜨며 말했다.“이제 보니 배인호와 엮이는 여자들은 모두 공통적인 특징이 있는 것 같아. 다들 끈질긴 생명력을 갖고 있어 아무리 힘들어도 죽질 않네. 서란도 그렇고. 콩깍지 씐 놈들이 또 도와주고 있으니.”정아의 말이 맞는 것 같았다. 나도 배인호와 얽혀 있어서 그런지 끈질긴 생명력을 갖고 있었다. 나는 심지어 한 번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다.“빈이는 지금 어디 있어?”나는 빈이가 어디에 있는지 가장 걱정되었다.“빈이도 외국에 있어. 민설아 그 미친년이 자기가 빈이를 몰래 외국 보육원에서 데려왔다고 인정했어. 딜런은 공범이고. 이제 빈이는 민설아와 배인호 그 누구와도 혈연관계가 아니니까 양육권은 누구도 가질 수 없게 됐어.”나는 마음이 무거워졌고 더 말하지 않았다. 지금으로서는 배인호의 소식을 기다리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정아와 노성민이 한동안 병실에 머물다가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집으로 돌아갔다. 집에 도우미들이 많았지만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 것 같았다. 나는 아직 몸이 안 좋아 혼자 있을 수는 없었지만 조금 있다가 엄마가 오기에 걱정하지 않았다.조용해진 병실에서 나는 계속 빈이가 걱정되어 고민 끝에 김미애에게 전화를 걸었다.다행히 김미애가 전화를 받았다. 그녀도 내가 독살을 당한 일을 알기에 걱정하며 물었다.“지영아, 괜찮은 거니? 나한테 전화한 걸 보니 일반병실로 이제 옮긴 거야? 어디 아픈 데는 없고?”“아주머니, 저 이제 괜찮아요.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서 전화했어요. 빈이는 지금 어디에 있어요?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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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2화 자궁을 절제한 이유
“아무것도 아니에요. 우범 씨는 지금 어디에 있어요?”나는 이우범에게 상세한 설명을 하지 않고 그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물었다.나에게 이런 큰일이 일어났다는 걸 그도 알고 있을 텐데 한 번도 와서 내게 묻지 않았다. 이건 그의 스타일과 맞지 않았다.이우범은 한동안 침묵하더니 내 물음에 답하지 않고 대충 둘러댔다.“지금 해외에 할 일이 좀 있어서요.”나는 바로 민설아의 일이 떠올랐다. 설마 그가 아직도 민설아를 위해 일하고 있는 걸까?하긴 두 사람이 한배를 타고 있었으니 아주 정상적인 일이었다. 만약 민설아가 또 미친 짓을 버린다면 이우범과 관련된 일도 폭로할 것이고 그에게도 큰 피해가 될 것이다.나의 기분이 나빠졌다. 이우범이 민설아와 손잡은 걸 알면서도 나는 계속 이우범을 친구로 생각했었다. 어떤 일이 있어도 그가 내 편에 서는 걸 선택할 것이라고 믿었다.어쩌면 내 이기심일 수도 있었다. 그 사람의 마음을 받아주지도 않으면서 당당하게 그 사람의 감정을 이용했고 나를 도와주길 바랐다.나는 마음을 정돈한 뒤 심호흡하며 말했다.“알겠어요. 먼저 일 봐요.”“지영 씨...”이우범은 내게 뭔가를 더 말하려는 듯했지만 결국 말하지 않았다.“알겠어요. 지영 씨 휴식 잘해요. 난 며칠 뒤에 한국으로 돌아갈 거예요.”분명 그도 내 일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렇게 휴식을 잘하라는 얘기를 하는 것이었다. 나는 알겠다고 대답한 뒤 전화를 끊었다.전화를 끊은 뒤 나는 방금 너무한 것 같아 바로 후회했다. 이런 마음 상태로 계속 가면 정말 이우범을 도구로 생각할 것 같았다. 그런데도 내가 이용당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었다.이때 의료진이 들어왔다. 의사로 위장한 사람은 잡지 못했다고 했다. 아마도 은밀한 곳에서 옷을 바꿔입은 뒤 병원을 떠났을 것이다.“CCTV에 병원의 모든 출입구로 드나든 사람들을 체크해 주세요.”나는 대답했다. 나는 우지훈이 이 병원에 나타났는지만 확인하면 되었다.이건 아주 심각한 일이었다. 만약 누군가 아주 쉽게 의사로 위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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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3화 반대
“옥패요?”나는 그 의미를 알아차렸다.전에 우지훈이 자기가 배씨 가문의 사생아라고 했을 때 옥패가 그 증거라고 했었다. 그의 어머니가 자기에게 남겨준 것이고 배건호가 자기 어머니에게 사랑의 증표로 준 것이라며 밝혔었다.설마 전에 배인호가 해외로 나간 것이 이걸 해결하기 위해서였던 걸까?그때 나도 그와 연락이 닿지 않았었지만 급하게 그에게 연락할 일도 없었다.“응. 이 일은 돌아가서 다시 얘기하자. 민설아의 이쪽에서의 배경이 호락호락하지 않아. 그래서 여기에 좀 더 머물러야 할 것 같아. 넌 로아와 승현이 잘 돌보고 있어. 너희 집 경호할 사람들은 내가 보낼게.”배인호의 목소리가 무거웠다. 걱정하는 그의 마음은 알겠지만 그는 지금 해외에 있었고 이쪽 상황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그래서 사람을 고용해 나와 아이들을 지키려고 하는 것이었다.나도 그 점은 그가 신경 쓰지 않게 꼭 최선을 다할 것이다. 어느 누구 보다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 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아이들의 엄마인 나였다.현재 우리 사이의 대화는 모두 각자가 처리해야 할 일들을 위주로 이어졌다. 분위기도 마치 친구 같았고 어떠한 감정의 얽매임도 없는 이런 느낌이 나는 아주 편했다. 그와 동시에 마음속에서는 아이들의 일에 대해 그에게 평생 먼저 친아빠라는 걸 밝히지 말라고 한 것이 나는 미묘한 죄책감이 들었다. 나는 그저 이 모든 것이 그가 나에게 해주는 보상이라고 생각하며 자신을 위로했다. 전생에 그가 나에게 준 모든 상처를 생각하면 이런 것 들은 모두 당연한 것이었다.전화를 끊었지만 나는 여전히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엄마가 언제 돌아왔는지도 몰랐다.방금 나와 배인호의 대화를 엄마는 모두 들은 것 같았다. 안 좋은 표정으로 침대 옆에 앉으며 말했다.“지영아, 너 빈이 그 아이 입양할 거니?”나는 갑자기 정신이 확 들었다.“네? 엄마 나...”이런 계획은 있었지만 부모님께 말하지는 않았다. 두 분이 받아들일 수 없을 거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지금 로아와 승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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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4화 아빠라고 부르다
“이건 그 쪽한테 주어지는 마지막 기회야. 선택 잘해야 해.”나는 정중하게 노민준에게 말했다.그는 사진을 내려놓더니 고개를 숙인 뒤 한참을 고민했다.“알겠어. 다 말할게. 당신은 약속만 지켜 줘.”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노민준의 전 와이프와 아들을 챙겨주는 건 나에게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어려운 것은 노민준이 민설아에 대해 진술한 뒤 그녀를 한국으로 돌아오게 만들어 재판받게 하는 일이었다. 두 번 다시 민설아가 탈출하지 못하게 만들 것이다.해외는 민설아의 그라운드였다. 그녀가 치료해 줬던 권력 있는 사람들은 곤란한 상황에 처한 그녀를 당연히 도와줄 것이다. 해외에서 배인호는 아마도 많은 시간이 거릴 것이다. 한국에 돌아와야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그의 권력을 사용해 민설아에게 벌을 줄 수 있었다.노민준에게서 민설아에 대한 증언을 받기로 야속을 받은 뒤 나는 잠시 서울에 머물기로 했다. 나는 부모님에게 로아와 승현이를 이쪽으로 데려와 달라고 했다. 내가 직접 아이들을 돌보고 부모님은 돌아가셔서 회사 일을 처리하셔야 했기에 아빠만 남고 엄마가 돌아가기로 했다.“엄마.”로아와 승현이는 이제 간단한 단어를 말할 수 있었다. 엄마는 아이들이 매일 가장 많이 부르는 호칭이었다.나는 로아를 안아 무릎에 앉혔고 승현이는 매트에서 기어다니며 다양한 자동차 장난감에 관심이 많아 집중하며 놀고 있었다.남자아이들은 자동차, 로봇, 비행기 등 이런 종류의 장난감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았다.그에 비해 여자아이들은 부드러운 촉감의 털 인형이나 바비인형들을 좋아했다. 로아는 특히 딸기 그림이 그려진 핑크색 담요를 안고 있는 걸 좋아했다. 로아가 어디에 있든지 담요는 항상 함께 있었다. 지금 내 무릎에 앉아 있으면서도 담요를 꽉 움켜쥐고 있는 작은 손을 풀지 않았다.이때 화면이 너무 행복하고 아름다워 보여 나는 결국 핸드폰을 들어 귀여운 두 녀석을 찍었다. 그런 다음 친구들 4명이 있는 단톡방에 올린 뒤 엄마에게도 보내드렸다. 엄마도 멀리서 사진으로 남아 귀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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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5화 그의 손이 망가지다
그 점에 대해 나도 생각해 봤다. 난 이미 두 아이의 엄마이기에 입양할 적절한 이유가 없었다. 나에 비해 배인호가 더 적합했다.“좋아요. 인호 씨가 나를 도와 입양하는 것도 괜찮아요. 인호 씨는 그저 나를 대신해서 입양만 해줘요. 다른 건 내가 알아서 할게요.”대답은 했지만 배인호가 거절할까 봐 내심 걱정되었다. 이건 그가 나를 도와주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결국 그의 일이 된 것 같은 상황이라 조금 선을 넘은 것 같았다. 만약 그가 거절한다고 해도 나는 받아들일 수 있었다. 민설아의 일을 그쪽에서 처리한 뒤 내가 직접 빈이를 입양할 방법을 찾을 것이다.하지만 배인호는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한 것 같았다. 내가 어떤 요구를 해도 별다른 조건 없이 흔쾌히 승낙해 주었다.“배인호 씨, 귀찮지 않아요? 이 일들 모두 인호 씨가 나 대신 처리해 줘야 해요. 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나는 머뭇거리며 물었다.핸드폰에서 그의 낮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귀찮다고 생각 안 해.”“왜요? 인호 씨는 이미 나의 모든 비밀을 알고 있잖아요. 내가 다시 돌아가지 않을 거라는 것도 알고. 설마 로아와 승현이 때문에 그래요?”너무 의외라 조금 집요하게 그에게서 대답을 듣고 싶었다.배인호는 잠시 침묵하다가 나의 추측을 부정했다.“그런 건 아니야. 로아와 승현이가 내 아이들이 아니라고 해도 난 너 대신 네가 원하는 걸 해줬을 거야. 네 비밀을 알기 전부터 난 이미 결정했었고 네 비밀을 안 뒤로는 그 결정이 더 확고해졌어.”배인호의 진심 어린 순간 나의 마음이 흔들렸다는 걸 인정한다. 예전에 그는 정말 싫어하고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이런 그의 다정한 배려를 얻는 것은 정말 드문 일이었다.나는 다시 태어났지만 다른 사람의 영혼으로 바뀐 것은 아니었다. 10년 동안 배인호에 대한 나의 사랑은 여전히 내 마음속에 있었지만 더 이상 그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이런 섬세한 부분에서 나를 감동하게 할 때면 나는 여전히 그에 대한 감정이 다시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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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6화 나에게 접근하기 위해
이우범은 나에게 이런 얘기를 전혀 하지 않았다. 현재 그의 집안 상황과 회사일 심지어 그의 부상까지 나에게 말하지 않았다.그가 나의 말을 이렇게까지 잘 들을 줄은 몰랐다. 전에 내가 그와 배인호 사이의 싸움을 말리면서 계속 싸우다가는 두 사람 모두 처참한 최후를 맞이할 수도 있다고 몇 마디 거친 말로 위협했었고 그는 이에 동의했었다.이런 상황인 줄도 모르고 나는 이우범이 날 보러 오지 않아 서운해했었다. 내가 다쳐도 이젠 전처럼 관심해 주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우지훈에게서 이우범의 상황을 모두 들은 뒤 나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입술을 움찔거렸다. 마음속에 엄청난 죄책감과 걱정이 몰려왔다.“지금 외국에서 수술받고 있는데 우범이한테 가볼 생각 없어요?”우진훈이 물었다.“어디에 있는데요?”나는 침착함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며 물었다.우지훈은 나에게 이 사실만 알려주고 다른 건 말할 생각이 없었는지 알려주지 않았다.“직접 물어보면 되잖아요?”그는 말을 마친 뒤 전화를 끊었고 나도 다시 그에게 전화하지 않았다. 핸드폰에서 이우범의 전화번호를 찾긴 했지만 그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물어야 하는지 한참을 고민했다.만약 그가 진심으로 다시 의사를 할 계획이 있는 거라면 그에게 손은 정말로 중요한 것이었다. 수술을 할 수 없게 되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는 것이었다.하지만 그에게 전화를 걸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와 얘기를 나누다가 죄책감 때문에 그를 보러 가겠다고 대답할까 봐 두려웠다. 겨우 안정된 관계가 또다시 혼란스러워질 것 같아 걱정되었다.나는 이 사실을 정아와 친구들에게 말했고 그녀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었다.세희가 제일 먼저 답장을 주었다.지금 영국에 있대. 내가 가서 만났었어.나는 세희가 영국에 있는지 몰랐다. 십중팔구 이모건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두 사람이 이우범과 마주친 것일까?이때 세희에게서 전화가 와서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해 주었다. 그제야 나는 이모건이 다쳐서 한 병원에서 치료받던 중 이우범을 우연히 만났다는 것을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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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7화 실책
“아빠 이 일에 대해서는 난 배인호를 믿어요.”나는 진지하게 아빠의 질문에 대답했다. 비록 아빠는 화를 냈지만 배인호가 나를 위해 해준 모든 일을 나는 가슴속에 기억했다.언제는 원한은 명확했다. 빈이의 일에서는 그는 내게 아무런 미안한 것이 없었다. 오히려 나를 위해 계속 양보했고 심지어 자기가 다른 남자아이의 아빠가 되었다는 사실조차 숨기며 말하지 않았다. 나중에 민설아가 직접 말하지 않았다면 그는 이 문제를 이용해 빈이의 양육권을 손에 넣었을 것이다.지금 이 상황이 조금 익숙했다. 내가 배인호에게 푹 빠졌을 때 우리 부모님은 반대하셨고 나는 배인호가 반드시 나의 사랑에 감동받을 거라는 말로 부모님을 설득했지만 결과는 모두가 아는 것과 같았다.지금 나의 모습이 몇 년 전 멍청하게 굴던 때와 비슷해 보였는지 아빠의 얼굴이 창백해졌다.“지영아, 너 그때 배인호하고 어떻게 이혼했는지 잊었어? 예전에 배인호가 널 어떻게 대했는지 모두 잊은 거니? 어떻게 그놈을 믿을 수 있어?”부모님은 배인호에 대한 인상이 아주 안 좋았다. 두 분은 아주 밝은 사람들이었지만 배인호의 일에서만큼은 항상 고집스러웠다. 가끔 이해되면 상관하지 않으셨지만 내가 다시 그에게 빠지는 듯해 보이자 다급하게 말리셨다.“안 잊었어요. 그리고 다시 인호 씨와 만나고 싶은 생각 없어요. 난 그저 인호 씨가 나를 도와서 빈이를 입양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에요. 지금 내 상황으로는 입양은 힘들어요. 그리고 보육원에 민설아가 아는 사람도 있고요. 걸림돌이 많은 상황이에요.”설명했지만 아빠는 더 듣지 않으셨다. 아빠는 이렇게 가다가는 내가 결국 다시 배인호와 함께할 것이라고 생각하셨다.대화를 나누다 보니 부녀 사이에 기분이 모두 상했다. 분명 좋은 소식을 내게 전해주기 위해 온 것이었지만 아빠는 결국 나 때문에 화가 나셨고 엄마에게 전화해 고자질까지 했다.나는 어이가 없었지만 갑자기 뭔가 떠올랐다. 아직도 엄마에게 투덜대고 있는 아빠의 뒤로 다가가서 어깨를 두드렸다. 아빠는 깜짝 놀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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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8화 배인호가 돌아오다
“우지훈 씨 시간 있으면 정신과나 가봐요.”나는 이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었다.우지훈은 미친 듯이 나에게 계속 전화를 걸었고 결국 나는 참지 못하고 그를 차단했다.하지만 나는 이미 영국에 도착한 아빠가 걱정되었다. 만약 이우범을 만났다면 일찍 돌아오시길 바랐다.“괜찮아. 지금 우범이한테 왔어. 근데 너무 걱정되는구나. 우범이 수술 마치고 2, 3일 뒤에 별문제 없으면 그때 돌아가마.”아빠는 나의 전화를 받은 뒤 2, 3일 더 있다고 돌아오겠다고 했다. 아무래도 이우범에 대한 죄책감 때문인 것 같았다. 아빠는 마음속으로 항상 이우범에게 미안해하고 계셨다.부모님 모두 한평생 누군가에게 마음의 빚을 지고 사신 적이 없었지만 이우범에게는 두 분 모두 마음속으로 죄책감을 느끼시는 것 같았다.이건 나도 마찬가지다.배인호가 나를 도와주는 건 나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하며 나 자신을 위로했지만 이우범은 내게 아무런 빚을 진 것도 없이 일방적으로 많은 것을 나를 위해 희생했다.아무리 그가 원해서 한 것이라고 해도 나는 양심상 모른 척할 수가 없었다.“그러세요. 오빠 세희 전화번호 알죠?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세희한테 전화하세요. 세희가 아빠를 도와줄 거예요.”나는 아빠에게 당부했다.“그래.”아빠가 대답했다.이우범이 수술을 받은 날 아빠는 내게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다는 문자를 보내줬다. 하지만 회복하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아빠와 대화를 더 나누려는데 갑자기 초인종이 울렸다. 도우미가 나가서 보더니 내게 다가와 물었다.“아가씨, 배 대표님께서 찾으시는데요.”그 말에 나는 가슴이 철렁했다. 배인호?그가 어떻게 돌아온 거지. 거기다 나에게 말도 없이?“들어오라고 하세요.”나는 도우미에게 말했다. 이틀 동안 배인호와 연락이 없었다. 해외에[서 일이 어느 정도 진행되었는지 항상 나에게 알려줬기에 나도 재촉하지 않았다.그런데 갑자기 돌아왔다고 하니 나는 조금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전에 그는 좀 더 시간이 걸린다고 했었는데 설마... 빈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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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9화 포옹해달라고 하다
이미 지나간 일이기에 나는 배인호와 더 그 문제로 다투고 싶지 않았다.그 문제에 있어서 우리 두 사람에게 옳고 그름은 없었다. 그저 하늘의 정해진 운명일 뿐이었다.내가 말아 없자 배인호도 현명하게 이 화제를 중단했다. 더 이상 얘기하면 문제가 더 커질 뿐이었다.“민설아가 전에 사람을 고용해서 널 죽이려고 했다던데 왜 나한테 얘기하지 않았어?”그는 또 다른 문제를 언급했다.이우범이 나 대신 다쳤을 때 그에게 얘기했었지만 그때는 증거가 없었기에 민설아와 관련되었다는 걸 증명할 수 없었다.그 뒤로는 다른 일들이 생겨서 노민준이 민설아가 사주한 일이라고 증언했다는 걸 배인호에게 아직 말하지 못했다.“뭘 더 논의할 게 있어요? 민설아는 방법을 생각해서 해외로 갔으니 나도 방법을 생각해서 민설아를 다시 한국으로 데려와야죠.”민설아는 원래 나를 독살하려고 한 사건으로 한국에서 재판받아야 했지만 무슨 수를 썼는지 굉장히 빠른 속도로 해외로 환송되었다. 결국 그녀는 법을 어기고도 법정 제재를 벗어났다.“그 일은 내가 해결하는 게 좋을 거야. 나한테 그렇게 명확하게 선 그을 필요 없어.”배인호는 기분이 안 좋아 보였다. 그의 일 처리 능력이 나보다 훨씬 좋다는 건 알고 있지만 이미 그에게서 많은 도움을 받았기에 이번 일은 내가 직접 해결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이제 나는 배인호가 적인 것 같기도 하면서 친구 같은 느낌도 들었다. 친구라고 하기에는 우리 사이에 모순이 많았고 적이라고 하기에는 협력 관게에 더 가까웠기 때문이다.“나도 알아요. 근데 더 이상 인호 씨 신세를 질 수는 없어요.”나는 고개를 저으며 진지하게 대답했다.비록 전생에서 배인호가 나에게 미안한 일을 많이 했지만 내가 반드시 인정해야 하는 부분도 있었다. 바로 나와 결혼할 때부터 그는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내게 거짓말을 한 적이 없었다는 점이다. 서란을 사랑하게 된 다음에는 아주 솔직하게 내게 말했었고 경제적인 보상도 해주겠다고 했었다.한편으로는 내가 너무 집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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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0화 우리 집에서 쫓겨나다
배인호가 로아를 안고 있는 장면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복잡했다.개인적으로 이 장면을 정말 보고 싶지 않았다. 두 아이가 나중에 아빠를 알아보고 아이들 때문에 그와 계속 얽히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다.하지만 아이들에게 아빠의 사랑이 있다는 건 좋은 일이었다. 특히 아이들을 너무나 사랑하는 아빠의 사랑을 받는 것은 큰 힘이 있는 행복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어려서부터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기에 아빠가 옆에 있어 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알고 있었다.배인호는 살짝 딸 바보가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로아를 안고 나서는 승현이보다 더 사랑스러워하는 것이 분명했다. 목소리가 크면 로아가 놀랄까 봐 더 부드러워졌다.이때 식사 준비를 마쳤는지 도우미가 다가와 식사하라고 말했다.“내가 로안 안고 밥 먹을게.”배인호는 내게 말했다. 지금 두 아이 모두 이유식을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 각자 식탁 의자가 있었다. 승현이는 이미 도우미가 안아 의자에 앉힌 뒤 이유식을 먹여주고 있었다.로아는 조금 어리광이 많았기에 배인호의 품에서 나오기를 거부했다. 배인호는 로아를 무릎에 앉힌 뒤 한 손으로 숟가락을 잡고서는 먹여 주기 시작했다. 그 자세가 꽤 안정적이어서 나는 굳이 말리지 않았다. 나는 그저 고개를 숙이고 밥을 먹기 시작했다.“아빠.”로아는 아주 입에 꿀을 바른 것 같았다. 배인호가 두 숟가락 밥을 먹여주니 갑자기 달콤한 목소리로 배인호를 불렀다. 나는 그 한마디에 사레가 들릴 뻔했다.배인호의 표정은 살짝 흥분한 것이 분명했지만 참고 있는 것 같았다. 그는 입꼬리를 올리며 고개를 숙여 로아의 작은 얼굴에 뽀뽀했다.바로 이때 다이닝룸 문이 열리며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지영아, 엄마가 걱정돼서 왔어. 네 아빠 우범이한테 갔다며 그래서 내가 회사 며칠 쉬기로 하고 왔지...”엄마는 말하며 들어오고 있었고 나는 가슴이 철렁했다.엄마는 나와 배인호가 식탁에 앉아 밥을 먹고 있는 장면을 보고 멈칫했다. 표정이 점점 안 좋게 변해갔다.“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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