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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서유는 비를 뚫으며 집으로 돌아와 입었던 드레스와 목에 걸었던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박스에 던져넣었다.

그녀는 내일 이 물건들을 임태진에게 택배로 돌려줄 생각이었다. 너무 역겨운 물건이라 한시도 가지고 있기가 싫었다.

박스를 닫고 그녀는 샤워실로 향했다. 욕조의 물을 틀어놓고는 안에 들어가 누웠다.

그녀는 샤워볼로 미친 듯이 자기 얼굴과 등을 비볐고 피부는 어느새 빨개졌다. 그제야 그녀는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바라봤다.

화장을 지우자 병약함과 창백함만이 남았고, 기력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었다. 눈빛은 암울한게 생기가 없었다.

그녀에겐 빛이 보이지 않았고 따듯함도 느낄 수 없었다.

마치 하찮은 개미처럼 누구든 짓밟을 수 있는 존재 같았다.

하지만 그녀도 자존심이 있는 사람이었다.

“자존심이라.”

서유는 이를 되뇌며 그런 자신을 비웃었다. 이승하에게 팔려 간 날부터 그녀에게 자존심 따위는 없었다.

그녀는 머리를 말린 채 침대에 누웠다. 너무 피곤해서인지 바로 깊은 잠이 들었다.

비를 맞으니 병세가 많이 악화했고 그녀는 그렇게 이튿날 오후까지 잠만 잤다.

정가혜가 밤새 야간 당직을 서고 오후까지 자다가 일어나서 식사 준비까지 마쳤는데도 서유는 깨어나지 않았다.

정가혜는 하는 수 없이 서유의 방문을 두드리며 서유의 이름을 두 번 불렀다. 그래도 방안은 아무런 기척이 들리지 않았다. 정가혜는 그제야 수상함을 눈치챘다.

정가혜는 신속하게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침대에 누워 있는 서유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정가혜는 얼른 손으로 서유의 이마를 짚어보았다.

너무 뜨거웠다.

장가혜는 다급하게 이불을 걷어 서유를 일으켜 세웠다.

“서유야, 너 고열이야. 얼른 일어나서 병원 가자.”

고열에 정신이 흐릿했지만 병원이라는 두 글자를 들은 서유는 자기도 모르게 거절했다.

“병원 안 가...”

“열이 이렇게 나는데 어떻게 안 가?”

정가혜는 서유가 거절하기도 저에 그녀를 업어서는 차로 병원에 데려갔다.

응급으로 들어갔고 링거와 호흡기도 달았다.

감기로 인한 고열은 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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