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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7화

책을 뒤적이던 송사월은 한동안 머뭇거리다가 천천히 휠체어를 돌렸다.

“가혜 누나, 여긴 어쩐 일이에요?”

“너 보러 왔지.”

그녀는 그의 앞으로 다가가 그의 맞은편에 앉았다.

서로를 바라보고 있던 두 사람은 오랜만에 만난 가족처럼 눈시울이 붉어졌다.

“1년 동안 부산에서 어떻게 지냈어?”

정가혜가 먼저 말을 꺼냈다. 누나가 동생을 걱정하는 말투로 그를 관심하고 있었다.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어요.”

그는 책을 덮어 옆 테이블에 놓고는 차를 내오라고 손짓했다.

“이곳 사람들은 차를 마시는 게 습관이 되어있어요. 차 한 잔 마셔요.”

“그래, 난 다 좋아.”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무엇을 마시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송사월을 다시 볼 수 있었다는 게 그녀한테는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두 사람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예전에는 서유와 관련된 이야기를 자주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서유에 관한 이야기가 적절하지 않다. 세 사람 사이는 이렇게 멀어져 가는 걸까?

“누나는 이연석 씨랑 어떻게 됐어요?”

가방 속의 서류봉투를 만지작거리며 축의금을 어떻게 돌려줘야 할지 망설이고 있었던 그가 먼저 입을 열었다.

“헤어졌어.”

짧게 대답한 그녀가 고개를 들어 그를 쳐다보았다.

“넌? 넌 언제 손예진 씨랑 약혼해?”

이때, 김민정이 우려낸 차를 들고 다가왔고 송사월은 찻잔에 차를 부어서 정가혜에게 건네주었다.

“약혼 안 하기로 했어요.”

짧게 말 한마디를 내뱉더니 더 이상의 해명은 없었다. 그러나 그의 뜻을 알아차린 그녀는 찻잔을 받아쥐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너 혹시 서유가 너한테 미안해할까 봐 일부러 속였던 거야?”

송사월은 차 한 잔을 따라 가볍게 한 모금 마신 후, 정가혜를 바라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마셔요. 입맛에 맞을지 모르겠네요.”

그는 이 일을 다시 언급하고 싶지 않은 듯했다. 그걸 눈치를 챈 그녀는 더 이상 묻지 않았고 고개를 숙여 차를 한 모금 마시고는 그를 향해 쓴웃음을 지었다.

“예전에 학교 다닐 때는 에스프레소를 좋아했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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