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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4화

한편, 이연석은 글로리아 호텔의 VIP룸에 앉아 세계적으로 유명한 그룹의 대표이사들과 술을 마시고 있었다.

대표이사 대행을 맡은 적이 있었기 때문에 이승하가 휴가를 가거나 무슨 일이 생기면 자연히 그가 대신 회사 일을 처리해야 했다.

회사를 관리하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접대에서는 이승하보다 훨씬 뛰어났다.

술을 마시고 오락하면서 사업 얘기를 하는 데는 가장 자신 있었다.

물론,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은 모두 그가 이씨 가문의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그를 초대하는 이유도 그한테 잘 보이기 위해서였다.

그걸 잘 알고 있는 이연석은 몇 잔 마시고 돌아갈 생각이었다.

근데 상대 쪽에서 그가 바람둥이라는 걸 알고 있는 것인지 새로운 아가씨들을 불러왔다.

“이 대표님, 이 여자들은 제가 해외에서 데려온 애들입니다. 한번 봐보세요.”

말하는 사람은 한화그룹의 대표였다. 화끈한 외국 여자를 몇 명 데려오면 이연석과 가까워질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나 그는 알지 못했다. 노는 걸 좋아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 여자나 데리고 노는 사람은 아니었다.

이연석은 소파에 등을 기댄 채 다리를 꼬고는 와인잔을 들고 있었다.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술잔을 톡톡 두드리는데 무언가를 참는 듯하면서도 체면을 세워주는 듯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외국 여자들은 그가 거절하지 않자 이내 대담하게 그에게 다가가 술을 따라주고 손을 뻗어 그의 어깨를 주무르려고 했다.

근데 손이 어깨에 닿기도 전에 그가 웃으며 입을 열었다.

“만지지 마.”

온화한 웃음기가 어려 있었고 눈도 초승달처럼 구부러졌지만 왠지 모르게 싸늘한 기분이 들었다.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차가운 기운은 타고난 것으로 보통 사람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고귀한 것이었다.

웃고 있는 모습이 오히려 차가운 얼굴보다 더 무섭게 느껴졌다.

이런 공포는 뼛속까지 스며들어 저도 모르게 몸이 움츠러들었다.

그의 눈빛 하나에 외국 여자들은 그를 쉽게 건드리면 안 된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이씨 가문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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