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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8화

이연석은 분노가 가득한 채로 자리를 떴다.

사납고 오만한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소수빈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까지 관계를 먼저 정리하는 쪽은 이연석이었다. 그 누구도 감히 그한테 먼저 헤어지자고 말을 한 적이 없었다.

사람들은 이승하보다 이연석이 더 차갑고 매정한 사람이라고 했다.

단 한 번도 여자한테 진심이었던 적이 없었으니까. 옷 갈아입듯이 여자가 바뀌었고 한 번도 여자를 진심으로 사귀어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소수빈은 그가 아직 진심으로 좋아하는 여자를 만나지 못해서 이리 방황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는 돈도 있고 여유도 있고 잘생긴 외모에 능력도 있고 잘못을 저지르면 이씨 가문에서 해결해 주고 얌전히 있으면 가문의 총애를 받는 사람이었다.

그러니 바람둥이 기질이 있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근데 그런 그가 좋아하는 여자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뿌린 대로 거둔다고 하더니 이제는 그도 여자한테 좀 당해봐야 할 것 같다.

소수빈은 마음속으로 그 생각을 하면서 담배 한 대를 꺼냈다.

그때, 옆을 지나가던 여의사가 그의 어깨를 툭툭 쳤다.

“저기요. 담배를 피우려면 흡연구역으로 가세요. 여기서 피우지 마시고요.”

고개를 돌아보니 우아한 분위기의 여의사가 보였고 왠지 모르게 낯이 익었다.

한참 동안 생각해 봐도 생각나지 않았지만 여의사가 먼저 그를 알아보았다.

“소수빈 씨, 왜 여기 있어요?”

여의사는 잠시 의아해하더니 원장이 사촌 오빠에게 소개팅을 시켜주려고 이 파티를 열었다는 걸 떠올리게 되었다.

지난번에 그녀는 소수빈과 소개팅을 한 적이 있었다. 말도 밥만 먹더니 중간에 나가서 전화를 받고는 황급히 자리를 떴다.

허윤서는 그가 자신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 파티에서 좋은 상대를 만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근데 이리 이 파티의 주인공을 만나게 될 줄이야.

자신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그의 모습에 그녀는 피식 웃었다.

“저 기억 안 나세요? 지난번에 당신과 소개팅했던 허윤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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