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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5화

한편, 확실히 오랫동안 춤을 추지 않은 탓인지 정가혜는 자꾸만 심형진의 발을 밟았다.

마지막은 좀 심하게 밟은 건지 고통을 느낀 심형진이 미간을 살짝 찡그렸다.

“미안해요. 이제 그만 해요. 저쪽으로 가서 쉬어요.”

심형진은 괜찮다고 했지만 그녀는 더 이상 춤을 추기 싫었다. 하이힐로 몇 번만 더 밟으면 선배의 발이 남아날 것 같지 않아서 말이다.

그녀는 심형진을 부축해 댄스 플로어를 떠났고 소파에 앉기도 전에 늘씬하고 훤칠한 그림자에 의해 길이 막혀버렸다.

맞춤 양복을 입고 있는 이연석은 잘생긴 외모에 고귀한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었다.

그림 같은 두 눈이 싸늘하게 변하면서 심형진을 부축하고 있는 정가혜의 손을 쳐다보았다.

“맞선 보고 있었어요?”

대꾸조차 하기 귀찮았던 그녀는 심형진을 부축한 채로 그를 지나쳐 소파 쪽으로 향했고 남자는 또다시 손을 뻗어 두 사람을 가로막았다.

“심형진 씨, 가혜 씨가 나랑 3년 동안 만났다는 사실 모르고 있습니까?”

두 사람보다 키가 큰 이연석은 눈을 내리깔고 은색 테두리 안경을 쓴 점잖은 심형진을 쳐다보았다.

귀국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심형진은 당연히 이런 소문을 들어본 적이 없다. 하지만 눈앞에서 그들을 가로막고 있는 남자에 대해 그는 알고 있었다.

병원 대주주인 이승하의 사촌 동생이자 이씨 가문에서 일곱 번째로 태어난 부자 도련님. 유명한 바람둥이 도련님이다.

이연석 같은 재벌 앞에서 그도 내세울 게 없는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왜인지 모르겠으나 천박하고 우월감에 빠져있는 이연석을 보니 한 번쯤은 맞서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정가혜의 손을 잡고 똑바로 서서 턱을 치켜들고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키큰 이연석을 올려다보았다.

“3년 동안 만난 적이 있다는 건 지금은 헤어진 상태라는 말이죠. 이미 헤어진 사이에 제 앞에서 이런 말까지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요.”

“그래요?”

한 발 앞으로 다가온 이연석은 심형진을 향해 몸을 기울이며 그를 압박했다.

“내가 가지고 놀던 여자를 받아들이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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