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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5화

부산에 도착한 정가혜는 서유가 보낸 문자를 받았는데 확인해 보니 오로라 사진이었다.

[가혜야, 이번에는 무사히 F국에 도착해서 진짜 오로라를 봤어. 소원 성취했다.]

동영상도 몇 개 보냈는데 오로라 아래 스쳐 지나가는 이승하의 모습이 보였다. 그토록 아름다운 풍경 앞에서도 그의 눈에는 온통 서유뿐이었다.

정가혜는 빙그레 웃으며 음성 메시를 하나 보냈다.

신혼여행 잘 보내고 무슨 일 있으면 꼭 전화하라고 당부했다.

메시지를 보낸 뒤, 핸드폰을 가방에 집어놓고는 선글라스를 끼고 공항을 빠져나왔다.

콜택시를 불렀지만 아직 오지 않은 상태였다. 한참 동안 기다리고 있던 그녀는 가방에서 담배를 꺼내 무심하게 불을 붙였다.

연한 베이지 컬러의 오프숄더 롱 드레스를 입고 있는 그녀는 금색 체인 가방을 어깨에 멘 채 흰색 기둥에 기대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피어오른 연기가 그녀의 주위를 감쌌다. 매끄러운 피부, 맑고 밝은 눈동자, 가는 곡선을 그리고 있는 눈썹, 장미 꽃잎과도 같은 붉은 입술, 그녀의 모습은 요염하기 그지없다.

가느다란 담배를 물고 있는 그녀는 매혹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지만 왠지 모르게 쓸쓸함이 묻어났다.

담배 한 대를 피우고 나서 허리를 굽혀 담배꽁초를 던지려는데 허리춤까지 늘어뜨린 긴 머리카락이 다시 산들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렸다.

한편, 그곳을 지나가던 롤스로이스에서 한 손으로 턱을 괴고 있던 이연석은 그녀의 모습을 보고 흠칫하더니 이내 운전기사에게 차를 세우라고 했다.

시간도 때울 겸 한 대 더 피우려고 네일을 한 손끝으로 담뱃갑을 헤집고 있는데 가느다란 손이 그녀의 담뱃갑을 눌렀다.

선글라스 안의 눈이 천천히 올라갔고 잘생기고 반듯한 이연석의 얼굴을 마주한 순간 그녀의 눈이 가늘게 떨리더니 이내 그의 손을 밀어냈다.

“왜 이래요? 가까이하지 말아요.”

그녀는 뒤로 한 발짝 물러나 그와의 거리를 벌렸다. 덤덤한 그녀의 모습은 방탕한 행동을 하는 낯선 사람을 만나기라도 한 듯했다.

안색이 어두워진 이연석은 가슴이 답답하기만 했다. 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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