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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화

출입구 쪽에서 검은 옷을 입은 경호원 열댓 명이 문을 밀고 들어왔다.

임태진은 양복바지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고 당당하게 들어섰다.

결혼식장 안을 가득 메운 하객들은 앞에 있는 사람들의 태도를 보고 겁에 질려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정가혜와 강은우는 약간 당황한 듯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고 서유는 임태진을 보는 순간 얼굴이 갑자기 하얗게 질렸다. 그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결혼식장에 들이닥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임태진이 결혼식을 망칠까 봐 서유는 하객석에서 일어나 재빨리 그를 향해 걸어갔다.

“임 대표님.”

서유는 무대 방향으로 걸어가던 임태진을 급히 멈춰 세우며 말했다.

“계약서에 서명했으니 오늘 밤에 보내드릴게요.”

임태진은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다가 매혹적인 샴페인색 드레스를 입고 있는 것을 보고는 순식간에 회흑색 눈동자에 욕망의 불빛이 번뜩였다.

그는 한 팔로 서유의 허리를 감싸고 그녀를 품에 끌어안으며 어루만졌다.

“이미 사인을 했으면 진작에 주지 그랬어?”

“임 대표님, 결혼식이 순조롭게 끝나야 드리죠. 그렇지 않으면 만약 대표님이 계약서를 가져가 놓고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제 친구의 결혼식을 망치면 어떡해요?”

서유는 역겨운 기분을 애써 참으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나 못 믿는 거야?”

“네.”

서유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임 대표님, 계약서를 원하시면 저녁까지만 기다려 주세요.”

그녀는 비록 연한 화장을 했지만 표정은 조금 딱딱해서 아주 단호해 보였다.

그 말을 들은 임태진은 웃었다.

“네 말이 거짓말인지 아닌지 내가 어떻게 알아?”

그러자 서유는 휴대폰을 꺼내 파일을 열고 미리 만들어둔 가짜 계약서를 꺼내 임태진에게 보여줬다.

“임 대표님, 잘 보세요. 이 계약서는 JS 그룹이 작성한 계약서인 데다가 도장이 찍혀 있으니 가짜일 리가 없어요.”

대표님 사무실에서 그녀의 주된 업무는 협력사를 접대하고 계약 문서를 관리하는 것이었다.

JS 그룹은 동아 그룹의 가장 큰 협력사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계약서를 가지고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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