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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그들이 떠나자마자 결혼식장을 가득 채운 하객들은 서유를 가리키며 어쩌다가 저런 사람이랑 엮이게 됐냐며 수군거렸다.

하지만 서유는 신경 쓰지 않고 고개를 돌려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정가혜와 강은우를 바라보았다.

“서유야, 저 사람은 누구야?”

정가혜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서유를 바라보았고, 직감적으로 저 사람들은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서유는 미소를 지은 채 정가혜의 손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태안 그룹의 대표님인데, 중요한 계약 서류를 부탁하러 오셨어.”

그녀는 일부러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

정가혜의 웨딩드레스에는 작은 마이크가 달려 있었는데, 가까이 다가가면 마이크에서 목소리가 나왔다.

하객들은 서유의 설명을 듣고 정가혜의 친구가 태안 그룹의 대표까지 알고 있을 정도로 대단한 사람이라고 말하며 다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강은우의 본가는 서울 외곽에 있었기 때문에 강은우 측 하객들은 거물들을 잘 알지 못했지만 서울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의 이름은 들어 본 적이 있었다.

서유가 이렇게 설명한 이유는 사람들의 의견을 불식시키기 위해서였다.

아니면 강은우의 친척들은 신부 정가혜의 친구가 볼품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게 뻔했기 때문이다.

어쨌든 끼리끼리 논다는 말은 한 사람의 평판을 무너뜨리기에 충분하다.

서유는 정가혜가 무시당하지 않도록 명확하게 설명해야 했다.

하객들의 의구심은 풀렸지만 정작 신부 정가혜는 마음이 불안했는데, 이 일이 서유가 말한 것처럼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서유의 말대로 계약서만 가지면 되는 일이라면 태안 그룹의 대표는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을 데려왔을까?

결혼식을 망치러 온 것처럼 보이는 그가 심지어 서유의 허리를 팔로 감싸고 사방을 더듬은 이유는 무엇일까?

외설적으로 보이는 그의 움직임은 서유에게 구애하는 것이 아니라 강요하고 협박하는 것처럼 보였다.

정가혜는 생각할수록 마음이 놓이지 않아 웨딩드레스에 고정되어 있던 마이크를 떼어내고 서유의 손을 잡아당기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서유야,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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