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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화

서유는 칼도 빼앗기고 손도 남자에게 붙잡혀서 움직일 수 없었다.

이런 피동적인 느낌은 그녀를 무력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아예 주저앉아 바닥에 무릎을 꿇고 얼굴을 가린 채 울음을 터뜨렸다.

“울지마.”

남자는 차가운 목소리로 위로했다.

하지만 그 말은 서유의 귀에 들어가지 않았고, 그녀는 바닥에 엎드려 떠나갈 듯 울부짖었는데 그 모습은 더없이 비참했다.

남자는 답답한 듯 한숨을 쉬면서 주저앉아 서유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녀가 손을 뿌리치자 남자는 담담하게 말했다.

“네가 너무 보고 싶었는데 한순간 나도 모르게 참지 못했어. 미안해.”

보고 싶었다고?

그럼 이 변태 자식이 갑자기 발정난 게 아니라 오래전부터 계획하고 있었다는 소리야?

임태진을 사칭해서 그녀에게 문자를 보낸 것을 보면 그녀가 임태진이 마음에 둔 여자라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임태진이 서유를 자기 여자라고 선포한 것은 그날 밤 나이트 레일에서였다.

서유는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날 밤 확실히 이렇게 키가 크고 건장한 남자가 있긴 했다.

이승하와 이연석 외에도 다른 부잣집 도련님들이 많았다.

이씨 가문의 형제는 그녀를 얕잡아 보기 때문에 절대 이런 짓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눈앞에 있는 이 남자는 임태진이 데려온 사람 중 한 명일 가능성이 높다.

그는 임태진을 잘 알기 때문에 그녀가 전화를 걸어서 확인할 때 임태진이 회의 중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자 서유의 머릿속 생각들이 정리되는 것 같았다. 임태진과 어울려 지내는 사람만이 이런 짓을 벌일 것이다.

그러다 갑자기 조금 전 이 남자가 자신을 잠시 풀어주었을 때 자신이 모든 계획을 알려준 것을 생각하자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만약 이 남자가 임태진에게 그 계획들을 전부 알려준다면, 임태진을 해결하는 것은 둘째 치고 그전에 그들의 손에 죽게 될 것이다.

서유는 겁이나 몸을 떨었고 절망이 덮쳐와 숨조차 쉬어지지 않았다.

남자는 떨어진 칼을 집어 들고 서유가 위장 계약서로 임태진을 속인 다음 무엇을 하려고 했을지 짐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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