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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5화

비서는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다시 한번 말을 전했다.

“이승하가 깨어났습니다.”

지현우는 잠깐 놀라는가 싶더니 이내 빠르게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다. 어차피 언젠가는 깨어날 줄 알았기에 크게 놀랄 것도 없었다.

그는 천천히 티슈를 집어 들어 아까 집어 던질 때 손에 묻은 죽을 닦아냈다. 그러고는 고개를 들어 CCTV를 바라보며 말했다.

“깨어났으니 이제 선물 한번 보내볼까?”

지현우는 이승하가 분명히 즐거워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너무 기쁜 나머지 다시 혼수상태에 빠지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

지현우는 이승하의 반응을 눈앞에서 보지 못하는 게 아쉬울 따름이었다.

병상 위에 누운 이승하는 누군가가 보낸 CCTV 영상을 보더니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는 떨리는 손끝으로 지현우가 주는 대로 받아먹는 서유의 모습을 아래로 내리고는 이어 두 번째 영상을 터치했다. 거기에는 지현우를 향해 입꼬리를 예쁘게 말아 올린 채 다정하게 그의 이름을 부르는 서유가 있었다. 지현우도 마찬가지로 행복하게 웃으면 사랑스러워죽겠다는 얼굴로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그다음 영상에서는 지현우가 자고 있는 서유를 안아 든 채 거실에서 침실로 들어가 밤이 다 가도록 나오지 않았다.

이승하는 여기까지 보고는 더 이상 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는 마치 누군가가 자신의 숨통을 조이고 있는 듯한 느낌에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했다.

이승하는 휴대폰을 꽉 쥐며 어떻게든 병상에서 일어나려고 애썼지만 몸이 제대로 따라주지 않았다. 그 무력감에 불안하고 초조해져 이성이 곧 끊어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승하는 여태 그랬던 것처럼 천천히 숨을 고르며 침착하려고 애썼다.

어느 정도 진정이 된 다음 그는 다시 휴대폰을 들어 계속해서 그 영상들을 보았다. 그의 까만 눈은 오로지 영상 속 서유의 얼굴만 쫓았다.

그에게 보내진 영상은 대충 봐도 30개가 넘었고 CCTV 속 일부분만 잘라 그에게 보냈다. 영상 속에서 서유는 싫은 기색 하나 없이 항상 다정하게 지현우를 대했으며 단 한 번도 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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