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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4화

N 국.

아침 해가 별장 창문을 뚫고 방 안에 스며들었다.

따스한 햇볕은 웨이브 머리로 뒤덮인 여성의 뒷모습을 따스하게 비춰주었다. 그 모습이 너무나도 눈이 부셔 마치 한 폭의 그림과도 같았다.

서유는 연이를 안은 채 접시 위에 있는 빵을 조금씩 찢어 아이의 입에 넣어주었다.

연이는 작은 입술을 최대한 크게 열어서 그녀가 건네주는 대로 받아먹었다. 그러고는 오물오물 빵을 씹으며 맞은편에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지현우는 스테이크를 한입 크기로 썰어놓고는 포크로 고기 한 점을 집어 서유 입가로 가져갔다.

“초희야, 아.”

지현우는 서유를 완전히 김초희로 인식한 채로 행동했다.

연이는 지금 의문 가득한 얼굴이었다. 얼마 전 조지에게서 자신의 엄마는 김초희이고 이모의 이름은 서유라는 걸 들었다. 그런데 갑자기 얼마 전부터 지현우가 서유에게 초희라고 부르는 바람에 혼란이 왔다.

하지만 그렇다고 물어보기는 겁이 나서 고개를 숙인 채 계속 빵을 받아먹었다.

서유는 입가에 살짝 묻은 스테이크 소스에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느끼해서 못 먹겠어요.”

지현우는 그 말에 스테이크를 내려놓고 옆에 놓인 전복죽을 한 숟가락 떠 다시 그녀의 입가에 가져갔다.

“이건 죽이야.”

서유는 이번에는 입을 열고 얌전히 받아먹었다.

지현우는 그 모습을 보더니 입꼬리를 예쁘게 말아 올렸다. 그 미소는 지금 서유 몸을 비추는 햇살처럼 눈이 부셨다.

지현우는 서유를 먹이고 서유는 연이를 먹이고 있었다. 그들을 모르는 사람 눈에는 무척이나 단란한 한 가족처럼 보일 것이다.

하지만 서유는 똑똑히 알고 있다. 이건 가족같은 게 아니라 그저 지현우가 만든 큰 새장일 뿐이라는 것을...

지현우는 그녀가 제안을 받아들인 순간부터 도망갈 것을 우려해 눈 치료 약을 주지 않았다.

그 일로 서유는 반항을 해봤었지만 미친놈을 당해낼 수가 없었다.

이에 눈이 보이지 않는 채로 도망치려고 해봤지만 가다가 이리저리 부딪히는 바람에 결국 지현우에게 잡혔고 지현우는 그런 그녀에게 벌을 내리겠다며 그녀가 아닌 연이에게 손을 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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