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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1화

사실 침대에 엎드려있던 서유는 잠에 들지 않았고 희미하게 욕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빙그레 웃었다.

급히 그녀와 결혼을 하겠다는 남자의 말에 그녀는 가슴이 설렜다.

너무 좋았다.

전화를 끊으면 나올 줄 알았는데 그가 또 어디론가로 전화를 걸었다.

그녀는 통화 내용을 제대로 듣지 못하였다. 그저 그가 택이에게 김초희와 지현우의 일에 대해 조사하라고 명하는 것만 어렴풋이 들렸다.

그녀가 도움을 청하지 않더라도 그는 뒤에서 묵묵히 그녀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고 있었다.

그녀의 남자는 항상 그녀를 안심시켰다.

샤워를 마치고 나온 그는 침대에 누워 달콤한 잠을 자고 있는 여자를 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물기를 깨끗이 닦고 수건을 내려놓고는 침대로 다가가 이불을 들추고 그녀의 가는 허리를 뒤에서 껴안았다.

그녀를 품에 꼭 안은 뒤,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머리카락에 키스를 하고 나서야 그녀를 안고 편히 잠을 청했다.

아직 잠들지 않았던 서유는 샤워를 마치고 나온 남자의 은은한 향을 맡으며 달콤한 미소를 지었다.

예전에는 꿈도 못 꾸었던 것들이 오늘 이 순간 다 이루어진 것 같아서 그녀는 행복하기만 했다.

그녀는 이승하가 잠이 들기를 기다렸다가 몸을 돌려 그를 껴안고는 몰래 그의 턱에 입을 맞추었다.

고마워요, 승하 씨...

남자의 굳게 감긴 눈매가 반달처럼 살짝 기울어져 가는 곡선을 그렸다.

그는 눈을 뜨지 않은 채 모르는 척했다. 때로는 그녀가 주는 사랑을 느끼고 싶었고 그게 그를 참 행복하게 만들었다.

다음날 정가혜의 별장, 분홍빛 코트를 입은 그녀가 별장 문을 열자마자 눈밭에 서 있는 이연석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검은색 코트를 걸친 채 문 옆에 기대어 서서 팔짱을 낀 채 고개를 갸웃거리며 별장에서 나오는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

“형과 약속했거든요. 오늘 당신 데리고 형수님 만나러 가겠다고.”

말을 마친 그가 차 문을 열고는 정가혜에게 차에 타라고 눈짓했다.

그녀는 리미티드 에디션의 롤스로이스 팬텀을 보고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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