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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0화

그 말에 숨을 몰아쉬던 심이준이 발끈하며 얘기했다.

“배로 가자고 한 건 내가 맞지만 조지도 분명 동의했잖아요. 그리고 따지고 보면 조지가 여자한테 홀리는 바람에 이 사달 난 거잖아요!”

이에 조지는 기가 막힌다는 듯 허리춤에 손을 올려놓고 따졌다.

“심이준 씨도 옆에 여성분을 끼고 잘만 놀았잖아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내가 꼬신게 아니라 그쪽에서 멋대로 다가왔다고요.”

“어쨌든 받아준 거잖아요! 애초에 배가 아닌 비행기를 탔으면 이런 일도 없었잖습니까!”

두 사람은 제 나름의 도리를 내세우며 언성을 높였다.

서유는 두 사람을 보고 고개를 절레절레 젓더니 조지부터 달랬다.

“심이준 씨랑 동행하느라 고생했어요.”

조지는 심이준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의 등장에 설움을 그대로 토해냈다.

“납치 당한 건 그렇다 쳐요. 그런데 어떻게 다른 나라로 가는데 고작 2백만 원만 들고 갈 수 있습니까. 그리고 납치범들이 199만 원만 가져가겠다니까 만원은 왜 빼냐는 쓸데없는 질문을 해서 나까지 한 대 맞아버렸어요.”

서유는 조지의 등을 토닥여주며 그의 얘기를 전부 다 들어주었다.

옆에 있던 주서희는 심이준의 얼굴을 한참이나 지켜보더니 정가혜에게 나지막이 속삭였다.

“왜 가혜 씨가 저분을 심대칭이라고 했는지 알 것 같아요.”

정가혜는 언쟁을 벌일 때도 대칭된 표정을 유지하는 심이준을 보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딱 알겠죠? 내가 괜히 그런 별명을 지어줬을까 봐요.”

주서희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심이준은 서유를 보며 물었다.

“그래서 결혼식은 언제 해요?”

서유는 노을 진 하늘을 가리키며 말했다.

“하늘 안 보여요? 벌써 끝났죠.”

“아... 이미 끝났다니 아쉽네요.”

하지만 아쉬운 것도 잠시 그는 곧 반짝이는 눈으로 물었다.

“결혼식을 못 봤으니까 축의금은 안 줘도 되는 거죠?”

“봤든 못 봤든 축이금은 줘야죠. 혹시 돈 아까워서 그러는 거예요?”

서유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정가혜가 물었다.

이에 심이준은 그녀를 힐끔 째려보더니 다시 서유를 향해 민망한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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