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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1화

팔레 별장.

이승연은 이태석의 손을 잡고 말했다.

“할아버지, 손자며느리 보러 가지 않으시겠어요?”

용머리 지팡이를 든 이태석은 시선을 거두며 차갑게 말했다.

“걔가 뭐라고 내가 만나러 가겠어?”

고집스러운 그의 모습을 보고 이승연은 기어코 물러서지 않았다.

“정말 보고 싶지 않았으면 결혼식에 오지도 않았겠죠.”

비록 결혼식 과정을 전부 뒤에서 몰래 지켜보며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서유의 그 문자 때문에 여기까지 온 것이다.

이태석은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다.

“아이를 임신하지 않으면 우리 집안에 발도 못 들여.”

이승연은 씩 웃더니 말했다.

“할아버지 잊으셨나 본데 지금 우리 가문의 주인은 할아버지가 아니라 승하예요.”

이태석은 이를 악물고 그녀를 노려보았다.

“너 지금 일부러 나 화나게 하려는 거지?”

그녀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제가 어떻게 감히 할아버지를 화나게 하겠어요? 존경해도 모자란데.”

이태석은 소매를 털며 코웃음을 쳤다.

“내가 왔다는 건 알리지 마.”

체면이 하늘을 찌르는 어르신은 이 말을 남기고 돌아섰다.

고집쟁이 할아버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승연은 고개를 살래살래 흔들었다.

‘이러다 둘이 신혼여행에서 돌아와 손자라도 생기면 어떡하시려고 저러나?’

해 질 녘, 결혼식이 끝나고 하객들이 흩어지고 서유와 이승하가 배에 올랐다.

그는 이번 신혼여행을 위해 한 달 동안의 스케줄을 미뤘고 특별히 큰 배도 한 척 샀다.

서유를 데리고 세계 일주를 하고 싶었지만 그룹 총수라 시간이 넉넉하지 않아 한 달만 일정을 잡았다.

배가 출발하기 전, 정가혜와 주서희 그리고 연이는 준비한 신혼 선물을 그들에게 주었다.

정가혜와 연이의 선물은 작은 여행 가방 두 개이고, 주서희의 선물은 큼지막한 빨간색 트렁크였다.

주서희는 서유에게 밤에 샤워하기 전에만 열고 다른 때는 절대 열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서유는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모르지만 주서희가 그렇게 수상한 것을 보고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주서희에게 더 자세히 묻고 싶었지만 정가혜가 또 그녀에게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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