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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0화

주먹을 불끈 쥐고 있던 그녀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결국 입을 열었다.

“그럼 언니가 정말 현우 씨를 배신했다는 말인가요?”

그 점에 대해서는 조지도 잘 알지 못하였고 그는 그저 솔직하게 대답했다.

“몇 년 동안 제가 Y국에 없어서 초희와 현우 씨가 왜 사이가 틀어졌는지는 저도 잘 몰라요. 구체적인 일은 아마 당사자인 현우 씨가 제일 잘 알고 있을 거예요. 하지만 그는 누구한테도 털어놓지 않더라고요.”

그때 그 일은 지현우의 마음에서 가장 아픈 일이었다. 자존심이 강한 그는 결코 피를 흘리고 있는 자신의 마음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수 없을 것이다.

서유는 알겠다는 듯이 조지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마음속에 묻어둔 비밀을 서유에게 모두 털어놓고 나니 조지는 한결 마음이 후련해졌다.

“서유 씨, 그가 찾아낸 진실이 예전과 똑같고 그로 인해 그가 자극을 받는다면 언니를 봐서라도 서유 씨가 그를 좀 도와줘요.”

“제가 뭘 어떻게...”

조지의 뜻을 알 수 없었던 그녀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한편, 시선이 그녀의 옆에 서 있는 남자에게 닿자 조지는 벌어진 입술을 꾹 닫아버렸다.

그는 착잡한 표정을 거두고 서유를 향해 옅은 미소를 지었다.

“아니에요. 그때 가서 다시 얘기하죠.”

말을 마친 그는 이승하를 향해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소복이 쌓은 눈을 밟으며 별장으로 들어갔다.

짙은 속눈썹을 올리고 조지의 뒷모습을 응시하던 이승하의 눈동자에 알 수 없는 미묘한 감정이 스쳐 지나갔다.

조지가 한 말 그리고 지현우가 자살하기 전 다하지 못했던 말이 그를 생각에 잠기게 했다.

지현우는 자신이 김초희와 서유를 구분하는지 못하는지에 대해 답을 주지 않았다. 그러나 어쩌면 그는 이미 답을 주었을지도 모른다. 그저 남들은 모르고 있을 뿐.

검은 우산을 들고 있던 이승하는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팔짱을 낀 채 여전히 언니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서유를 쳐다았고 차가웠던 그의 눈빛에 갑자기 강한 소유욕이 가득 차올랐다.

지현우의 답이 뭔지는 상관없다. 서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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