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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8화

그때 아까까지만 해도 반짝이던 하늘이 갑자기 사라지더니 이번에는 핑크 장미밭이 나타났다.

밤하늘은 사라진 것이 아닌 위쪽에서 반짝였다.

서유가 고개를 들어 다시 밤하늘을 보자 승유관의 네 벽에서 갑자기 오로라가 펼쳐졌다.

서유는 그 광경을 보고는 심장이 두근거렸다.

이건 인공 오로라였다...

이승하는 그녀가 오로라를 보고 싶다고 한 말을 여태 기억하고 있었다.

오로라를 보기 위해 두 번이나 F 국에 갔던 그들이었지만 그 두 번 모두 일이 생기는 바람에 이승하는 아예 인공 오로라를 만들어버렸다. 이제 서유는 그녀가 원하는 만큼 이곳에서 오로라를 바라볼 수 있다.

이승하의 그 마음은 고스란히 그녀의 마음에 와닿았다. 서유는 그가 선사하는 달콤하고 아늑한 공간 속에서 마음이 따듯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때 아직 구경에 여념 없던 그녀의 앞으로 흰색 정장을 갖춰 입은 한 남자가 서서히 오로라를 뚫고 걸어왔다.

신비로운 빛들이 그의 몸에 닿으니 마치 쉽게 다가갈 수 없는 그 누구에게도 곁을 내어주지 않을 것 같은 천사라도 강림한 듯했다.

이런 남자의 눈에는 온통 한 여자뿐이었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에게는 오직 그녀뿐이었다.

서유는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이승하를 보며 천천히 눈시울이 붉어졌다. 하지만 입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예쁘게 웃고 있었다.

이승하는 그녀 앞에 멈춰서더니 아무런 망설임 없이 한쪽 무릎을 꿇었다. 그러고는 수중의 반지 케이스를 열고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서유야.”

그는 그녀의 이름을 다정하게 불렀다. 예쁘고 투명한 그의 두 눈은 오직 서유의 얼굴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무래도 첫 프러포즈여서 그런 것인지 모든 걸 완벽하게 세팅한 이승하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침을 한번 삼키더니 그녀에게 그 무엇보다 더 가슴 떨리는 맹세를 하려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하지만 말을 내뱉으려는 순간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해버렸다.

서유는 뭔가 얘기를 하려던 그가 갑자기 시선을 내리고 반지 케이스 안쪽을 뚫어지게 보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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