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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1화

차량 조수석의 창문이 절반 정도 내려가고 누군가의 잘생긴 얼굴이 보였다. 가로등밖에 없어 주변이 희미했지만 정가혜는 그가 누군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그녀는 또각또각 소리를 내며 서둘러 차량 쪽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가까이에 다다라서야 떨리는 목소리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사월아...”

차 안의 남자는 그녀를 향해 예쁘게 웃어 보였다.

“누나.”

오랜만에 듣는 누나 소리에 정가혜는 눈시울을 붉혔다.

“여기는 어떻게 왔어?”

그녀는 그간 송사월에게 몇 번이고 전화했었다. 하지만 전화기 너머로는 매번 기계음만 들려올 뿐이었다. 또한, 그를 만나려고 부산까지 찾아가 보기도 했었지만 그는 갖은 핑계를 대며 항상 그녀를 거절했었다.

마치 그들과 이제는 연을 끊기라도 하려는 듯 말이다.

정가혜는 거듭되는 거절에 마음속으로 어느 정도 포기를 했었다. 하지만 예상치도 못하게 오늘, 하필이면 이승하가 서유에게 프러포즈하는 날 이곳에서 송사월을 보게 된 것이다.

그는 그들과 연을 끊은 게 아니라 줄곧 그녀들을 지켜보며 단지 가까이하지 않은 것뿐이었다.

송사월은 손을 내밀어 눈꽃을 받아냈다. 투명할 정도로 맑은 눈에 일말의 우울감이 스쳤다.

그는 한참이나 눈꽃을 바라보더니 천천히 시선을 돌려 정가혜의 질문에 답했다.

“그냥 우연히 들렸어요.”

우연히?

이런 한적한 교외를 우연히 들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정가혜는 그의 말을 믿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그에게 반문하지도 않았다. 그저 화제를 돌렸다.

“너 곧 손씨 가문 아가씨랑 약혼한다며?”

송사월은 손 열기로 금세 녹은 눈꽃을 매만지며 씁쓸하게 웃었다.

“맞아요.”

애써 웃음을 지으려는 그 모습에 정가혜는 마음이 아파 왔다.

“너 설마 서유랑 이승하 씨 때문에 일부러 약혼한 거야...?”

송사월은 가볍게 고개를 젓더니 씁쓸함을 거두어들이고 답했다.

“그런 거 아니에요.”

정가혜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네가 행복하길 바랄게.”

송사월은 주먹을 서서히 꽉 쥐면서 속으로 읊조렸다.

‘아마 평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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