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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7화

서유는 소파에 앉아 금고를 만지작거리는 남자를 보고 말했다.

“승하 씨, 오늘 고마워요.”

이승하는 금고에 비밀번호를 입력한 후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리 와.”

그 세글자에 서유는 불현듯 예전이 떠올랐다.

두 사람이 8호 맨션에서 살았을 때 이승하의 입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바로 이 말이었다.

다만 그때는 강압적이고 무정한 목소리였다면 지금은 다정하고 부드럽기 그지없었다.

서유는 천천히 그쪽으로 다가갔다. 이승하는 서유가 자신의 앞에 제대로 서기도 전에 그녀의 팔을 끌어당겨 뒤에서 끌어안은 다음 자신의 다리 위에 앉혔다.

그러고는 탁자 위에 있던 금고의 문을 열었다.

서유는 금고 안에 있는 베이지색 목도리와 그녀의 사진 그리고 테이프가 덕지덕지 붙여진 편지를 보고는 조금 놀란 얼굴이었다.

그녀는 목도리를 매만지며 잠깐 생각에 잠겼다가 곧바로 이건 자신이 이곳에 놓고 간 목도리라는 것을 알아챘다.

그리고 옆에 놓인 사진에는 그녀가 침대에 누워 자는 모습이 찍혀있었다.

서유는 고개를 돌려 이승하를 바라보며 물었다.

“이거 언제 찍은 거예요?”

그 질문을 들은 이승하의 두 눈은 쓸쓸함과 후회로 가득 차 있었다.

“그때 네가 나한테 사진 한 장 남겨주고 싶다고 했잖아.”

서유는 그제야 이 사진이 어쩌다가 찍힌 것인지 눈치챘다.

그때 그녀는 곧 죽을 거라는 생각에 그에게 자신의 사진을 한 장 남겨주고 싶다고 했었다.

하지만 당시 이승하는 그녀가 꿈을 꾸는 중에 송사월이라는 이름을 부르는 것을 들은 것 때문에 화를 내며 거절했었다.

서유는 그때 사진은 남기지 못할 거라는 생각에 씁쓸해했는데 자신이 자고 있을 때 몰래 찍었을 줄이야...

그의 행동을 지금에서야 안 것에 그녀는 예쁘게 미소를 지었다.

반면 이승하는 꽤 심각한 얼굴이었다.

“네가 없는 3년 동안 이 사진이 내 유일한 버팀목이었어.”

만약 이 사진이 없었더라면 그는 아마 더욱더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냈을 것이다.

서유는 그 말을 듣더니 그의 이마에 가볍게 뽀뽀했다.

“지나간 일은 이제 생각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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