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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4화

서유는 완전히 멍해졌다.

3년 전에 산 신혼집은 연지유에게 사준 것이 아닌가?

감히 묻지 못한 그녀는 눈을 늘어뜨리고 그의 양복 셔츠를 움켜쥔 자신의 손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다행히 남자는 그녀의 서운한 마음을 알아차리고 다급하게 설명했다.

“그 신혼집은 널 위해 산 거야. 그 웨딩드레스와 같이 샀어. 다른 사람과 아무 상관이 없는 오직 너의 것이야.”

서유는 다이아몬드가 가득 박힌 값비싼 웨딩드레스를 떠올리며 마음속 실망의 감정을 조용히 떨쳐버렸다.

이승하는 3년 전에 그녀를 위해 값비싼 웨딩드레스를 낙찰받은 적이 있다. 원래는 서유에게 청혼하고 싶었지만...

서유는 더 이상 과거의 일을 생각하고 싶지 않아 감정을 추스르고 그를 올려다보았다.

“좋아요, 그럼 내가 신혼집 설계도를 선물할게요.”

그녀는 말을 마치고 다시 그의 품에 안겨 웃으며 그에게 물었다.

“이승하 씨, 인테리어 스타일에 대해 특별한 요구 사항이 있나요?”

이승하는 그녀의 얼굴에 웃음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고 당황한 마음을 차츰 내려놓았다.

“내 아내의 요구가 바로 나의 요구죠.”

그 말은 그들의 신혼집을 그녀가 디자인하고, 그녀가 좋아하는 대로 꾸밀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스타일대로 꾸미든 그는 의견이 없었다.

서유는 흠잡을 데 없는 남자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참지 못하고 다가가 입을 맞추었다.

커피를 들고나온 노현정은 마침 이 장면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웃었다.

“어머, 두 사람 이렇게 금슬이 좋은데 언제 결혼하는 거예요?”

노현정에게 들킨 서유는 부끄러워 얼굴이 빨개져서 이승하의 다리에서 내려오려다가 그에 의해 허리를 잡혔다.

남자는 그녀의 작은 머리를 품에 안은 채 활짝 웃는 노현정을 향해 말했다.

“오늘 혼담을 꺼내러 왔어요.”

서유는 완전히 멍해졌다.

어쩐지 그가 회사에 가지 않더라니, 알고 보니 혼담을 꺼내려고 했다니.

‘이건... 너무 빠른데?’

혼담을 꺼내러 왔다는 말에 노현정은 빙그레 웃으며 눈을 반짝였다.

“정말요? 그럼 어서 가혜 씨를 불러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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