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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3화

그녀는 이승하가 자신을 정가혜 별장으로 돌려보내고 JS 그룹으로 갈 것으로 생각했지만 그는 긴 다리를 뻗어 그녀를 따라 별장으로 들어갔다.

정가혜의 가정부 노현정은 이승하가 오는 것을 보고 사위를 만난 듯 기뻐하며 얼른 그를 거실로 공손히 맞아들였다.

“대표님, 잠시만 앉아 계시면 제가 커피를 끓여 올게요.”

노현정은 말을 마치고는 이승하를 돌아보며 서유에게 응원하는 손짓을 하며 눈빛으로 암시했다.

‘이 남자 꼭 잡으세요!’

서유는 손을 들어 이마를 쓰다듬은 후 그에게 다가가 말했다.

“당신에게 줄 선물이 있어요. 잠시만 기다려요.”

소파에 등을 기대고 늘씬한 다리를 꼬고 있던 남자는 그녀가 선물을 주겠다는 말에 눈가에 미소를 머금었다.

“좋아.”

서유는 돌아서서 서재로 갔다. 거실에 앉아있던 남자는 핸드폰을 꺼내서 아직 야간근무 중인 정가혜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가 핸드폰을 내려놓았을 때, 서유가 서재에서 급히 뛰쳐나오는 것을 보았다:.

“아주머니, 제가 서재에 놓은 설계도 못 보셨어요?”

부엌에서 커피를 타고 있던 노현정은 얼른 고개를 내밀며 대답했다.

“그 설계도는 이 대표님이 가져가지 않으셨어요?”

서유는 소파의 냉랭하고 신중한 남자를 바라보았다.

“당신이 JS 그룹 본사 설계도를 가져갔어요?”

이승하는 그제야 그녀가 말한 선물이 설계도라는 것을 깨달았다.

“응, 이미 그 설계도로 건설 중이야.”

서유는 멍하니 그를 몇 초 동안 쳐다보았다. 전에 JS 그룹 재건에 관한 기자 회견을 떠올리며 그제야 천천히 이해했다.

“당시 나한테 엄청 화났으면서 왜 계속 내 설계도를 사용한 거예요?”

이승하는 개의치 않고 늘씬한 손을 내밀어 그녀를 품으로 끌어당겼다.

“난 네 설계도를 사용하겠다고 약속했고, 그 그림을 가지고 대회에 참가하겠다고 약속했으니 어떤 상황에서라도 그 약속을 지켜야지.”

그녀가 건축 분야에서 성과를 이룩하는 데 도움이 될 수만 있다면 그의 개인적인 감정은 중요하지 않았다.

서유는 코끝이 찡해지며 그의 품에 머리를 묻고는 작은 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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