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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3화

흠칫하던 그는 가슴이 답답하고 괴로웠지만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고 그녀한테 따져 물었다.

“소개팅이요? 누구랑요?”

그 질문에 정가혜는 더 이상 대답하지 않고 이승하를 쳐다보며 예의 바르게 입을 열었다.

“이 대표님, 서유가 이곳에 있는 게 더 안전할 것 같아요. 서유는 그냥 이곳에 두고 갈게요.”

목적을 이룬 이승하는 정가혜를 향해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서유를 쳐다보았다.

“두 사람 얘기 나눠.”

말을 마치고 나서 그는 컴퓨터를 끄고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하인에게 당부했다.

“사모님 친구분 잘 대접해요.”

사모님이라는 말에 서유는 뭔가 안정감이 들었고 정가혜는 그 말을 듣고 이승하에 대해 더욱 호감이 생겼다.

결혼도 하기 전에 서유를 자신의 와이프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 정가혜는 서유가 이곳에서 지내는 동안 하인들이 그녀를 깔보는 일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세심하게 배려하는 이승하는 흠잡을 데가 없는 남자였다.

게다가 지난 3개월 동안 서유 때문에 몇 번이나 피를 토하며 죽을 뻔했던 그의 모습을 정가혜는 똑똑히 봐왔다.

세상 남부러울 것 없는 잘난 남자가 목숨처럼 서유를 사랑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한편, 정가혜한테 소개팅 상대가 누구인지를 따져 물어보려는 이연석을 향해 이승하는 차가운 시선을 보냈다.

그만 가보라는 둘째 형의 눈빛에 이연석은 어쩔 수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정가혜 씨, 나중에 봅시다.”

정가혜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는 소파에 앉았고 이때 하인이 커피와 디저트를 가져왔다.

그녀는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는 커피를 마셨고 고개를 들어 럭셔리한 거실을 둘러보았다.

한편, 서유는 조각 케익을 그녀에게 건네주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정말 소개팅하러 갈 거야?”

그녀의 물음에 정가혜는 고개를 돌리고 그녀가 건넨 케이크를 받아쥐었다.

“하 매니저님 기억나지? 조건이 괜찮은 이혼남이 있다고 해서 한번 만나볼까 생각 중이야. 서로 눈이 맞으면 좋고 서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손님 하나 더 알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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