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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0화

그녀가 깨어났을 때 이승하는 이미 Y국으로 떠난 상태였다.

그에게 거의 화를 내본 적이 없었지만 이번에는 정말 화가 나서 온몸이 떨렸고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Y국으로 같이 가자고 했던 사람이 그녀가 잠든 사이에 홀로 떠났다.

불안한 마음을 억누르고 핸드폰을 꺼내 그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그의 핸드폰은 꺼져있었다.

핸드폰을 쥐고 있는 그녀의 손은 여전히 떨리고 있었다. 아직 비행기 안이라고 짐작했지만 그녀는 끊임없이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때, 정가혜가 노크를 하고 들어와서 차가운 바닥에 앉아 있는 그녀를 부축했다.

“왜 바닥에 앉아 있어?”

심장이 떨려 그녀는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하였고 벽 구석에 몸을 기대고 나서야 비로소 안정감을 찾았다.

“이 사람 언제 간 거니?”

정가혜는 그녀를 부축해 소파에 앉힌 뒤 핸드폰 화면을 들여다보며 입을 열었다.

“아침에 떠났어. 지금쯤 아마도 비행기 안이겠지. 걱정하지 마. 도착하면 너한테 연락할 거라고 했어.”

그녀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피곤함이 가득한 얼굴을 한 채 미간을 눌렀다.

“케이시가 현우 씨를 죽음으로 몰고 가기 전에도 이렇게 마음이 불안했었어. 나 지금 너무 불안해. 그 사람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길 것 같단 말이야.”

그 생각에 그녀는 다시 핸드폰을 들고 Y국으로 가는 비행표를 예약하려고 했다. 그런데 이때 정가혜가 그녀를 막아섰다.

“이승하 씨가 너한테 집에서 푹 쉬라고 했어. 반드시 언니의 아이를 데리고 올 거라고도 했고.””

정가혜는 그녀의 핸드폰을 낚아채며 말을 이어갔다.

“지금 너한테는 처리해야 할 중요한 일이 있어. 지현우 씨 부모님이 오셔서 지현우 씨의 시신을 가져가겠다고 해. 조지는 너희 언니와 함께 묻어달라는 그의 유언대로 시신을 가져가는 걸 막고 있어. 지금 병원에서 양쪽이 옥신각신 다투고 있는 모양인데 서희 씨가 너한테 결정을 내리라고 하더라.”

부모가 아들의 시신을 찾아가려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지현우가 언니와 함께 있고 싶다는 유언을 서유에게 남긴 이상 이 일은 서유가 결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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