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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화

그녀의 말은 재벌가에 시집가려면 예쁜 얼굴만 있어서 되는 게 아니라 그에 걸맞은 집안이거나, 아니면 적어도 뛰어난 학력은 갖추어야 한다는 뜻이었다.

역시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연지유는 욕을 할 때도 육두문자를 쓰지 않고 상대의 열등감을 깊숙이 찔렀다.

서유는 손을 꽉 쥐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연 대표님, 제가 재벌가에 시집을 가든 안 가든 그건 회사를 그만두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아무리 대표님이라도 저의 사생활까지 간섭하실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연지유는 서유가 감히 자기를 다른 사람의 일에 간섭한다고 비웃을 줄은 몰랐다. 그녀는 어두워진 얼굴로 말했다.

“당연히 내가 간섭할 일은 아니죠. 난 그저 좋은 마음으로 서유 씨한테 충고해 주는 거예요. 이렇게 좋은 직장을 그만두고 불나방처럼 뛰어들다가 다시 이온에 돌아올 수 없어 후회할까 봐 걱정돼서요.”

연지유의 말에 서유는 더 대꾸하지 않았다. 그녀가 사직서를 처리해 주면 허민에게 인수인계를 해주고 회사를 떠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갑자기 연지유가 말을 바꿨다.

“서유 씨, 이 사직서는 내가 꼭 처리해 줄게요. 근데 지금은 안 돼요.”

서유는 눈살을 찌푸리며 이해가 되지 않아 물었다.

“연 대표님 그게 무슨 뜻이죠?”

연지유는 한숨을 쉬며 힘없이 말했다.

“서유 씨도 알다시피 우리 그룹은 지금 부산에서 사업 확장을 잘못하고 있어요. 그리고 화진 그룹은 부산에서 한 손으로 하늘을 가릴 만큼 강대하죠. 우리 그룹이 더 강해지려면 화진 그룹의 도움이 꼭 필요한데 화진 그룹은 우리를 도와준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서유 씨가 김 대표님의 라인을 잘 탄 것으로 보여서 난 서유 씨가 남아줬으면 좋겠어요. 서유 씨가 있으면 화진에서 서유 씨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겠어요?”

연지유의 말은 서유에게 아직 이용 가치가 있으므로 사직서를 처리해 주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돌고 돌아 결국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연지유의 계산은 틀렸다. 서유가 있으면 김시후는 더욱 체면을 세워주지 않을 것이다.

서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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